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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3일 프로야구> 한국 야구의 젊은 에이스 키움 안우진-한화 남지민-두산 곽빈

남선생의 스포츠 2021. 9. 2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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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3일, 젊은피 3인방 투수의 눈부신 피칭이 돋보인 하루 였다.

이제는 풍운아라 불러도 될까?
2018년 큰 기대를 받으며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안우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 생활을 보내고 있다.
191cm의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이 일품이 우리나라 최고 기대주 투수다. 프로야구 한국인 투수 평균이 141km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150km를 상회하는 투구를 한다. 게다가 조상우나 고우석 처럼 짧은 이닝에 전력을 다해 던지는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가 꾸준히 150km를 상회하는 공을 뿌리는 투수는 어찌 보면 한국에서 안우진이 거의 유일하다.
안우진은 고등학교 시절 학폭 사건으로 프로에서 징계를 받으며 뒤늦은 출발을 했고, 학폭 사건이 조금 잠잠해 지면서 서서히 그 위력을 찾아가던 올 시즌 중반 술자리 방역 수칙 위반 논란에 휩쓸리며 또 다시 비난에 휩싸였다. 탄탄한 선발투수진을 구축하며 내심 우승권을 노리던 키움에게도, 꿈을 키우는 젊은 투수에게도 큰 시련이었다. 시련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팬들의 거센 비난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이유다. 선수들의 해이한 모습과 올림픽 부진 등으로 팬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는 지금, 반성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까지 보이는 안우진과 키움의 모습은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성적 없는 프로야구가 가능키나 한 이야기 인가? 결국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36경기 출장 징계를 끝내고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의 오늘 모습은 왜 키움이 모든 비난을 감수하였는가를 알게 해 주었다.
5.2이닝 삼진 10개, 1실점으로 호투한 안우진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기록보다 엄청난 위력의 구위를 선보이며 한국 토종 투수의 희망을 보여 주었다.
아직 제구력면에서 부족한 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강력한 패스트볼로 메우며 ‘역시 투수는 강속구지’라는 참 명제를 증명했다.
앞으로는 인성 논란에 다시는 오르지 말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한화의 최고 유망주 남지민이 인상적인 1군 데뷔를 했다


고등학교 시절 모습만으로는 최고 유망주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은 한화의 남지민이 강렬한 프로 데뷔전을 오늘 펼쳤다.
남지민은 리그 1위 팀인 KT 위즈 전에 선발 투수로 나와 3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를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아마 시절 부산정보고의 에이스로 활약한 남지민은 2020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된 유망주였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성했지만 작년 8월, 인대가 끊어지며 인대접합수술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으며 꿈을 잠시 뒤로 미루었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이야 그리 큰 수술이라 할 수 없지만 인대접합수술은 장기간의 재활을 요구하는 젊은 투수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다. 생각보다는 짧은 1년의 재활을 거친 남지민이 오늘 감격적인 1군 무대 데뷔전을 너무나 멋있게 치루어 냈다.
프로에 오자마자 수술과 재활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아직 구종은 단조롭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던지기도 했지만 변화구 완성도는 떨어진다. 그러나 젊은 투수 답게 포심 위력 하나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는 것은 남지민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다. 오늘 포심의 최고 구속은 144km에 머물렀지만 앞으로 구속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 제구 역시 보완할 점은 많다.
구위보다 오늘 더욱 돋보인 것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었다. 2회 2, 3루의 위기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여리해 보이는 외모지만 배짱면에서는 탄탄한 자질을 보여 주었다.
어려운 재활의 시간을 견딘 만큼 앞으로는 한국 프로야구의 기둥으로 성장해 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2018년 넥센(현 키움)의 1차 지명이 안우진이었다면 두산은 곽빈이었다. 곽빈은 박철순의 뒤를 잇는 배명고의 에이스다. 프로데뷔 첫해에 153km의 매력적인 구속의 패스트볼을 미트에 꽂아 넣으며 큰 기대를 받았다.
너무 큰 기대는 선수에게 부담이었을까? 18년 6월부터 구위가 뚝 떨어지더니 결국 팔꿈치가 탈이 났다. 시련의 시작이었다. 결국 10월 토미 존 서저리를 받고 기나긴 재활에 들어갔다. 2019년 한해를 재활로 보낸 곽빈은 2020년 재활이 성공적이라는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기도 했으나 팔꿈치 통증이 도지며 기약없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올 시즌 5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 생활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잘 던지면 타선이 터지지 않고 타선이 터지면 5회에 무너졌다. 8월 24일이 되어서야 1180일 만에 선발 승리 투수가 된 곽빈은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9월 두산의 무서운 상승세 속에 2승을 수확하더니 오늘 KIA를 만나 5.1이닝 1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3승을 수확했다. 시즌 중 가장 좋은 투구 였다. 최고 구속은 152km에 달했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좋았다. 그러나 힘이 들어가서 인지 제구가 좋지 못했다. 4사구를 6개나 허용했으니 빼어난 구위에 반하는 제구력이었다.
그러나 아프지 않고 152km를 던졌으니 실망보다는 희망이 더 큰 오늘 경기였다.

한국 프로야구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위기의 여러 요인 중에 세계적인 수준의 투수 부재를 주원인으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메이저리그의 평균 구속은 150km 달하고, 일본만 해도 145km가 넘는데 우리는 141km니 이런 이야기가 그리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안우진-남지민-곽빈 같은 젊은 투수들이 파이어볼을 던질 그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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