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는 직전 경기 양키스와의 3연전을 모두 내어주면서 현재 4연패 중이다. 승률 5할대의 마지노선도 양키스와의 3연전에서 무너져 내렸다. 양키스와 3연전에서 잃은 것은 비단 승수만이 아니다. 계속된 1점차 승부로 가뜩이나 피로감에 쩔어 있던 불펜의 과부하는 한계점을 찍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지구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볼티모어를 만난다. 최약체 볼티모어에게마저 일격을 당한다면 토론토는 재기가 불투명할 정도의 치명타다.

토론토의 이런 막중한 무게를 견뎌내야 할 선발투수는 로비 레이다. 레이는 4승3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투수다. 부담이 컸던 탓일까? 레이는 1회 말 볼티모어의 선두타자 멀린스에게 우중월 홈런을 얻어 맞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130m가 넘어가는 까마득한 홈런 이었다. 레이가 경험 적은 투수였다면 흔들릴 수도 있는 큼직한 리드 오프 홈런 이었지만 레이는 금새 안정감을 되찾았다.
토론토의 기세가 떨어져 있다는 것은 타격에서 알 수 있었다. 볼티모어는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거의 이탈하고 선발 마운드를 대체 선발들이 채우고 있다. 이제는 대체 선발도 부족하여 마이너에서 조차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에쉘먼을 콜업하여 오늘 선발로 기용하였는데 토론토의 타자들은 에쉘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4이닝을 허비했다.
5회 초 토론토는 구리엘이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며 볼티모어의 에쉘먼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5회 말 로비 레이가 3안타를 몰아 맞으며 무너졌다. 손튼이 올라와 1실점으로 막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경기는 볼티모어가 1 : 2 로 앞서 나갔다.
양팀의 경기가 이렇게 1 : 2 의 적은 점수로 진행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적었다. 그만큼 양팀의 투수력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양팀의 선발투수들이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5회에 내려 갔지만 불펜들이 힘을 내며 1 : 2 의 승부는 계속 되었다.
지루한 힘겨루기는 결국 8회 말 깨어졌다. 8회 말 토론토 마운드를 책임진 패트릭 머피는 토론토가 선발투수로 육성하고 있는 신예다. 195cm 신장의 우완 정통파 투수인 머피는 마이너에서 선발로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토론토의 부족한 불펜에 힘을 더하기 위해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여 콜업된 자원이다. 그러나 머피는 오늘 경기 종반 8회에 불을 싸질렀다. 안타-2루타-안타를 연이어 맞으며 2실점하고 마운드를 비슬리에게 넘겼지만 이미 김빠진 승부에 비슬리는 멀린스에게 3점 홈런을 얻어 맞으며 경기를 완전히 볼티모어에게 넘겨 주었다. 오늘 볼티모어의 리드오프 멀린스는 1회와 8회에 결정적인 홈런 2개를 날리며 토론토 격침의 1등 공신이 되었다.
볼티모어는 토론토를 1 : 7 로 크게 이겼다. 토론토는 이 경기의 패배로 5연패의 나락으로 빠지며 치명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