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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 KBO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vsLG, 두산 이영하의 4이닝 호투와 정수빈의 공수 맹활약으로 대승, 두산 플레이오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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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양팀은 2선승제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 경기를 펼친다.

선발 투수면에서는 LG가 여유가 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구속을 회복한 임찬규가 선발로 나서지만 ‘영건’ 이민호도 체력을 비축한 채로 대기 상태다. 임찬규가 초반 어렵다면 1+1 전략도 가능한 것이 LG다.
반면 두산은 선발이 고갈난 것은 이미 예전이다. 11월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깜짝 선발로 놀라운 활약을 펼친 ‘가을남자’ 김민규가 휴식 5일을 채우지 못하고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아무리 가을에 강한 두산이라지만 투수 면에서는 힘이 딸리는 것이 사실이다.

두산의 희망은 불펜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펜을 최대한 아끼는 경기를 했다. 내줄건 확실히 내주고 대신 지킬것은 확실히 지키는 전략이었다. 두산은 이영하-홍건희-김강률이 필승조다. 이영하, 홍건희 모두 멀티 이닝도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투수들이니 필승 불펜까지 어떻게 연결해 줄 것인가가 두산의 필승 전술 포인트다.
LG는 올 시즌 불펜의 힘이 상당하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불펜 소모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중반 이후 승부에서도 두산에 그리 크게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시즌 후반 불안했던 믿는 카드 고우석 마무리가 큰 경기에서 무너지지 않을까가 포인트이다.

선취점은 1회 초 두산이 먼저 만들었다. 아직 몸이 채 풀리지 않은 임찬규를 두산의 1, 2번 타자가 적극 공략하며 무사에 선취점을 올렸다. 2번 타자 페르난데스는 적시 2루타로 불타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두산은 선취점을 올렸지만 후속타자들이 감잡은 임찬규에게 밀리며 추가 진루에 실패했다. 두산은 선취점을 올렸지만 오히려 분위기가 LG로 넘어가는 듯 했다.
이런 묘한 분위기에서 선두타자로 나선 LG의 홍창기는 초구에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명불허전’ 중견수 정수빈이 몸을 날리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대단한 호수비로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초반에 막아냈다. 그러나 LG의 기세는 만만치 않았다. 서건창이 볼넷을 만든 진루를 2사 이후 채은성과 유강남이 연속 안타를 날리며 1 : 1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을 만들며 2사 이후 지만 만루의 찬스까지 김민규를 몰아 붙쳤다. 그러나 김민성이 삼진으로 아웃되며 동점을 만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확실히 승부사는 승부사다. 김민규가 1회 안전감을 보여주지 못하자 2회 말 바로 이영하로 마운드를 교체 했다. 정규 시즌에서야 조금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단기전 승부, 특히 오늘 지면 내일이 없는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과감한 퀵후크를 감행했다. 정수빈은 2회에도 몸을 날리는 수비를 다시 한번 선보이며 이영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정수빈은 1회에는 좌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고, 2회에는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를 역시 몸을 날려 잡아냈으니 정수빈에게 좌우 틈이 없어 보였다.

두산은 이영하가 한 템포 빨리 나와 철벽 마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3회 초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선두타자 박계범이 2루타로 출루하고, 정수빈이 뜬공으로 아웃되어 1사 2루 상황이 되었다. 중계진의 카메라는 불펜에서 연습투구를 하고 있는 수아레즈의 모습을 비췄다. 아마 불안한 임찬규를 마꿔주어야 하는 퀵후크 시점을 중계석 카메라맨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지현 감독은 임찬규를 믿었다. 페르난데스는 임찬규의 포심 빠른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임찬규는 3 : 1 의 점수 차이를 인정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한 템포가 아쉬었다.

4회 초에도 두산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3회 말 바뀐 투수 수아레즈를 선두타자 허경민이 안타를 치며 기세를 꺾었다. 파이팅 좋은 허경민이 루상에서 어이 없이 죽으며 두산의 분위기가 꺾이는가 싶었지만 박세혁과 박계범, 정수빈이 안타를 3개나 생산해 내며 1점을 추가했다. 사인 미스로 루상에서 횡사한 허경민이 몹내 아쉬웠다. 하지만 점수가 4 : 1 로 벌어지며 두산이 경기를 주도했다.

LG는 수아레즈를 승부 분수령에 활용해서 분위기를 가져 오려는 승부수로 쓰고자 했다. 그러나 한 템포가 늦으면서 4회에 1실점까지 했으니 승부수 수아레즈는 일단 실패한 듯 하다. 어차피 오래 던질 수 없는 수아레즈였기 때문에 5회 초부터는 김윤식이 마운드를 지켰다. 두산의 선두타자 박건우는 김윤식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결국 볼넷으로 무사에 출루했다. 박건우가 경기를 풀어주자 이번에는 4번타자 김재환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우익수 펜스까지 가는 큼직한 장타로 박건우를 불러들이고 서두르다 공을 더듬는 사이 자신은 3루까지 진루했다. 5 : 1 로 적지 않은 차이를 만들고 본인은 무사에 3루까지 안착한 것이다. LG는 위기에 마운드를 다시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기세오른 두산의 타격을 이정용이 막아내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이정용은 허경민과 박세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정용은 강승호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2사를 만들어 위기를 벗어나나 했지만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박계범은 3루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렸으나 이 공을 포구하지 못하면서 6 : 1 을 허용했다. 김빠진 이정용에게 1, 2회 연속 호수비를 보이며 훨훨 날고 있는 정수빈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정수빈은 우익수 선상을 따라 흐르는 싹쓸이 3루타를 날리며 9 : 1 로 앞서 나갔다. LG는 뒤늦게 진해수로 마운드를 교체 했지만 페르난데스 마저 적시타를 날리며 10 : 1 을 만들었다. 5회 초 두산은 6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상대의 작은 실수를 두산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6회 초 LG는 백승현을 투입하며 추가 실점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두산의 두번째 투수 이영하는 4이닝을 완벽하게 막고 6회 말 홍건희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영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태너 하우커와 같은 필승 롱릴리프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다. 오늘 두산이 승리한다면 무엇보다 이영하의 호투가 최고 수훈일 것이다. 홍건희는 나와서 6회 말 1실점 했지만 10 : 2 라는 점수는 그리 위기감을 전해 주지 못했다.

7회 초 LG의 백승현은 1사를 잡아낸 이후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LG는 백승현을 임준형으로 교체 했다. 임준형은 컨디션 좋은 페르난데스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잘 잡아냈지만 박건우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임준형은 위기 상황에서도 김재환이라는 강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8회 말 두산은 6, 7회를 1실점으로 잘 막아준 홍건희를 내리고 백전노장 이현승을 올렸다.

경기는 긴장감이 어느 정도 빠지며 임준형이 9회 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오늘 LG는 9회 말 전까지 잔루를 13개 남겼다. 두산도 11개의 잔루를 오늘 경기에서 남겼지만 두산의 잔루는 대부분 승부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이후에 발생한 잔루가 대부분이지만 LG의 잔루는 중요한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9회 말 두산은 클로저 김강률을 올렸다. 선두타자 채은성은 좌중간을 가르며 2루타를 만들었다. LG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타자였는데 오늘 3차례나 선두 타자로 나오며 좋은 타격감이 타점으로 연결될 기회가 없었다. LG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후속 유강남은 체공시간이 긴 3루 땅볼을 날렸고 3루수 허경민이 처리하지 못하며 무사 1,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문보경은 유격수 앞 병살타로 10 : 3 을 만들고 무사였던 상황은 갑자기 2사가 되었다. 오늘 공격의 마무리는 대타 이성우에게 맡겼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이성우가 관중에게 인사를 하며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 섰다. 이성우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2루 정면 글러브를 향했고 경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오늘의 승부는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영하, 공수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정수빈, 그리고 무엇보다 퀵후크로 상대의 맥을 끊어 준 김태형 감독의 지략으로 두산이 낙승을 거두었다. 이제 두산은 내일 모레 숙적 삼성과 플레이오프로 맞붙는다. 두산의 기세는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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