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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 1차전> 두산vsKT, 쿠에바스 호투로 두산의 강타선을 잠재워, 배정대 홈런으로 KT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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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의 기세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두산과 올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으로 1위를 지켜 온 올 시즌 최고의 팀 KT가 코리안시리즈에서 만났다.

2021 코리안 시리즈는 쌀쌀한 날씨 탓에 대부분의 경기가 돔구장인 고척에서 열린다. 11월 14일 일요일 오후 2시에 역사적인 코리안 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1차전 선발 투수는 두산의 신예 곽빈, KT는 쿠에바스다. 곽빈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3일 간격 등판을 소화하며 4이닝 정도를 소화해 주며 초반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는 것에 큰 기여를 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에서는 등판할 기회가 없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오늘 올라왔다. KT의 쿠에바스는 그야말로 이강철 감독이 만들어 낸 복덩이다. 올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폭망의 시즌을 보였으나 이강철 감독의 관리 하에 후반기 에이스로 돌아왔다. 삼성과 1위 결정전에서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쿠에바스가 오늘도 호투를 이어간다.

뚜껑을 열어보니 KT는 확실히 강팀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초반 두산의 기세를 막지 못해 모든 팀들은 고전했다. 어떤 에이스가 나와도 초반 승기를 두산이 가져가니 다시 승기를 가져 오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KT의 쿠에바스는 에이스 답게 긴 이닝을 막아내며 두산의 상승 무드를 꺾었다. 오히려 4회 말 강백호의 안타와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을 틈타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미라클 두의 기세 역시 대단했다. 두산 답게 점수를 주자 바로 다음 5회 초 강승호의 3루타로 만든 절호의 찬스에서 김재환이 희생타로 강승호를 불러들이며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배정대는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KT로 가져왔다.


두산의 선발 곽빈은 5.0 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 6회부터는 필승불펜 이영하가 이어 던졌다. 한 박자 빠르게 불펜을 가동하며 두산 특유의 끈적한 야구를 시작했다. 이영하는 6회를 잘 넘겼지만 7회 말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1 : 1 접전이 1 : 2로 바뀌었다. 삼성과 최종 순위 결정전을 펼친 이후 14일만에 경기를 갖는 KT의 타격감이 점차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KT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아 보이는 타자는 심우준과 조용호였다. 심우준은 전 타석에서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때린 바 있고 조용호는 전타석에서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성 중견수 앞 타구가 두산의 중견수 정수빈의 슈퍼맨 캐치에 아웃되기는 했지만 예사롭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7회 말 1사 이후 심우준은 컨택 위주의 영리한 타격으로 출루한 후 도루로 2루를 훔쳤다. 조용호는 2루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유격수 땅볼로 살아나가 1사 1, 3루의 찬스를 잡았다. 심우준은 황재균의 내야 땅볼에 홈을 밟아 1 : 3을 만들었다. 2사로 바뀌었지만 타석의 강백호는 이대로 이닝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였다. 마운드는 이영하를 내리고 노장 이현승이 배턴을 이어 받았지만 강백호는 3루수 키를 넘기는 좋은 안타로 2루 대주자 송민섭을 다시 불러 들였다. 팽팽하던 점수가 1 : 4로 벌어졌다. 두산은 이현승을 내리고 김명신을 올렸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마운드에 올렸던 이현승이 강백호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두산이 김명신을 올렸다는 것은 필승조 소모를 줄이면서 경기를 일단 관망하고자 했다. 김명신은 KT의 4번타자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막으며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KT는 7회 말 대거 석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KT의 선발 쿠에바스는 1 : 4 로 앞선 8회 초 조현우로 교체되었다. 7.2 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으로 에이스의 투구를 보여준 쿠에바스는 까다로운 타자 김재환에서 주자를 1루에 남겨두고 교체되었다. 조현우는 가볍게 김재환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강철 감독의 촉이 불씨를 아예 없에는 투수 교체로 이어졌다. 쿠에바스는 오늘 기세가 오른 두산의 타선을 완전히 제압하며 '에이스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멋진 호투였다.

두산의 감독 김태형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져 필승조를 가동할 수는 없었지만 8회 말에도 김명신을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교체해주며 오늘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마운드에는 이승진이 올라와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최강 카드였던 이승진이 올 시즌 후반기 페이스를 잃으며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승진은 추가 실점 없이 2명이 타자를 잘 잡아내며 이닝을 마지막 9회로 넘겼다.

9회 초 KT는 마무리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윤은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 감을 찾기 어려운 듯 볼을 거푸 3개 던졌지만 포수 장성우와 대화를 나눈 후 안정을 되찾았다. 스트라이크를 연속 3개 꽂아 넣으며 삼진으로 선두타자 양석환을 잡아냈다. 2사 이후 허경민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진루하며 추격의 불씨를 남겼다. 강승호는 우중간에 떨어지는 좋은 적시타로 도루로 2루에 선착한 허경민을 불러들였다. 점수가 2 : 4 로 두산이 따라 붙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산은 대타 김인태로 한방을 노렸다. 그러나 김재윤은 김인태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오늘 경기를 끝냈다.

오늘 두산은 최강 전력의 KT를 맞아 내야의 허경민과 김재호가 석연치 않은 내야 수비와 김재환의 어색한 펜스플레이를 펼치며 스스로 무너진 면이 적지 않다. 아마 연일 펼쳐진 벼랑끝 경기로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가 여러 면에서 두산에게는 버거운 상대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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