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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4월 25일 프로야구 LG(엘쥐) vs 한화 결과 및 분석> "이민호 호투, 완전 부활","김현수 만루 홈런","오지환 호수비","김대유 막강 불펜","LG(엘쥐) 위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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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5일, LG vs 한화

 

LG는 한화에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신바람 야구'를 넘겨 주며 어제 경기에서 패했다.

LG는 오늘 경기에서 지난 18일 시즌 처음으로 등판하여 부진 했던 차세대 에이스 이민호를 선발로 앞세워 설욕을 꿈꾸고 있다.

한화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킹험을 내세워 어렵게 만든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양팀은 4회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0의 행진을 계속 했다. 양팀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특히 LG의 이민호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매회 3명의 타자 중 2명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호투했다. 부진했던 지난 경기의 이민호와는 다른 사람 같았다.

 

한화가 먼저 찬스를 잡았으나 LG는 뛰어난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먼저 위기를 맞은 것은 LG였다. 5회 말 한화의 공격에서 선두타자 힐리가 오늘의 퍼펙트를 깨는 안타를 만들자 이민호는 흔들렸다. 완벽했던 제구가 흐트러지며 다음타자 이성열을 볼넷으로 출루 시켰다. 지금까지 팀의 막내가 혼자 LG를 지탱했으니 이제는 선배들의 수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3루 쪽으로 잘 굴린 희생 번트를 번개 처럼 쇄도한 김민성이 3루 주자를 처리했다. 병살까지도 노렸으나 타자의 주력이 좋았다. 계속된 1사 1, 2루의 찬스에서 정진호가 중견수 방향으로 친 땅볼을 유격수 오지환이 병살로 연결시키며 위기를 벗어났다. 4회에도 5회에도 까다로운 땅볼을 화려하지만 안정적으로 처리한 오지환이 뒤에 있어 이민호는 든든했을 것 같았다.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하자 LG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바로 이어지는 6회 초 LG는 연속 안타를 치며 지난 이닝 한화와 똑같은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역시 5회말 한화와 같이 희생번트를 투수 앞으로 굴렸으나, 1루수가 비면서 공을 잡은 투수는 공을 1루로 던질 수 없었다. LG가 좋은 번트 수비로 3루로 가는 주자를 처리한 것과는 달리 한화는 수비가 도와주지 못하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만루의 찬스는 오늘의 승부처가 되었다. 1사 이후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LG 김현수는 좌익수를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열시키며 빅이닝을 완성했다.

LG의 이민호가 내려 가고 마운드를 이어 받은 김대유 역시 오늘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대유를 처음 본 것은 넥센 시절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넥센에 지명된 키 187cm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좌완 정통파 투수였다. 사실 김대유가 지명 되었을 때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대유라는 투수의 능력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부산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는 부산고 에이스 김종석은 고교 시절 좌완 부채꼴 투수라고 불리웠다. 오버드로우 보다는 팔위치가 낮고 사이드암 보다는 높게 던지는 투구폼 때문이었는데 당시에는 '정통파 투수의 교과서 같은 투구폼'이라는 칭찬의 표현이었다. 김종석은 뛰어난 투수였지만 비운의 투수가 더 어울리는 투수였다. 김종석은 부산고 시절이었던 1982년 잠실 야구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우수 고교 초청 경기에서 경북고의 류중일에게 홈런을 맞아 잠실 야구장 공식 1호 홈런을 허용한 비운의 투수로 기록되었고, 아마추어 시절 혹사로 인해 정작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해서는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아쉬운 투수였다. 그런 김종석을 기억하는 내가 김대유의 프로 진출을 보게 되었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김대유는 오랜 시간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2번의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겼고 방출을 당하기도 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1, 2군을 오갔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2017년 정통파의 폼을 버리고 좌완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하기도 하였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러던 김대유가 LG에서 최일언 투수 코치를 만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투구폼과 디셉션 동작을 수정하면서 볼스피드와 구위가 좋아지면서 올 시즌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좌타자 입장에서 등 뒤에서 날아오는 듯한 공은 치기 어려웠고, 142km의 빠른 패스트볼이 디셉션 동작이 좋아지면서 더 빠르게 보였다. 오늘도 1.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완벽하게 다이너마이트 한화 타선을 막았다.

LG는 8회 초에 다시 한번 4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이번 3연전에서 작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선전했으나 위닝시리즈를 LG에 헌납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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