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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KIA 타이거즈 신인 드래프트 시기에 본 현 전력> 탱킹 전략이라도 구사해야 할 2021시즌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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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 구단 'KIA 타이거즈'는 2021년, 올 시즌 팬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KIA의 현 전력을 분석해 보자.

2021시즌 시작 전 KIA의 전력을 분석한 많은 전문가들은 KIA의 올시즌 부진을 어느 정도까지는 예측했었다. 한 마디로 5강 전력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론 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절체절명의 에이스 '양현종'의 부재 였다. 기본 두자릿수 승수를 보장하는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대한 고집을 꺾지 못하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함으로써 KIA는 올 시즌 양현종 없는 첫해를 맞았다. 만약 일이 꼬인다면 양현종의 공백은 KIA의 선발 라인의 연쇄 붕괴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양현종의 부재는 단지 선발 한명 빠진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고 그런 우려는 올 시즌 그대로 재현되었다.

2020시즌을 '윌리엄스 감독의 적응기'라며 애써 자위했던 KIA 팬들은 2021시즌 완벽하게 KBO에 적응한 윌리엄스 감독의 호쾌한 야구를 기대했지만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의 전력 저하를 감독 혼자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 양현종의 공백을 KBO 최고 수준이라는 외인 듀오의 힘으로 메우고자 했다. 지난 시즌 검증이 끝난 브룩스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맹덴 듀오는 그런 기대를 충분히 받을 만한 자원들이었다. 두 투수 모두에게 15승 이상씩을 기대했던 윌리엄스 감독은 5일 로테이션을 버리고 이들 2명에게는 메이저리그식 로테이션 간격인 4일 간격 투구를 지시했지만 지난 시즌 피로 누적을 가지고 있었던 브룩스와 부상 경력이 있는 맹덴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부상 악재로 작용하며 올 시즌 KIA의 선발 라인업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 현재 브룩스마저 대마초 소지 혐의로 한국 야구에서 퇴출되면서 그야 말로 잇몸 야구를 벌이고 있다.
KIA 선발진에서 희망적인 부분은 이의리라는 신인의 깜짝 등장과 임기영의 부활이다. 애초 토종 선발 라인업으로 구성했던 임기영, 이민호, 김유신 중 임기영만이 예전의 날카로움을 되찾으며 선전했다. 이민호는 지난 시즌 초 '반짝' 활약에도 못 미치며 시즌 내내 부진했고, 2군 투수 3관왕 김유신은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구속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고졸 신인으로 팀에 합류한 이의리는 국가 대표 선발 투수로 활약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KIA가 내년 시즌의 도약을 기약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의리라는 투수의 등장이다.

시즌 전 KIA 불펜에 대한 평가 역시 그리 밝지는 못했다. 전상현의 부상 공백이 컸다. '필승 카드'라고 부를 수 있는 투수가 없다 보니 승리를 지키기에는 벅차 보였다. 젊은 마무리 정해영이 마무리로써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은 소득이라 하겠지만 허약한 허리의 부담은 장현식에게 너무 무거웠다. 무엇보다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심한 장현식에게 안정적인 승부처 관리는 무리였다. 윤중현, 박진태와 같은 투수들이 기존의 홍상삼, 박준표 등에게 힘을 보탰지만 강력해 보이지 않는 것이 KIA의 현실이다. 최근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제구만 되면 에이스' 한승혁과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있는 홍상삼의 재기 여부가 KIA 불펜 재건에 과제로 남았다.

돌고 돌아 결국 '김민식'이라는 공식이 상당 기간 계속되고 있는 KIA의 포수진은 올 시즌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맛보고 있다. 김민식-백용환-한승택 체제로 2021시즌을 맞은 KIA는 한승택 주전, 백용환으로 체질을 개선하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김민식이 주전으로 돌아왔다. 수비보다는 대타 요원으로 기대를 걸었던 이정훈의 성장세에 고무된 KIA는 백용환을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며 포수 한 자리를 비웠고 마스크를 쓴 이정훈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 시즌이었다. 그러나 이정훈의 활약은 강렬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약점이 드러나면서 최근에는 다시 김민식-한승택 체제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팀의 기둥이 되는 포수 한명을 키워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이 되는 모습이다.

2020시즌 KIA의 팀 타율은 .274로 10개 팀 중 6위를 기록했고, 팀 성적도 6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KIA하면 떠올리던 강력한 타선이 사라진지 오래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한 최원준의 활약이 타선의 희망이다. 김선빈도 2번 타자로 준수한 활약을 시즌 내내 보였지만 웬지 애처롭고 버겁게 보이는 것은 이미 노장 반열에 들어선 김선빈을 바라보는 안타까움인지도 모르겠다. 최형우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터커는 이유없는 슬럼프에서 헤어날 줄을 모른다. 젊은 이적생 김태진이 3루에 뿌리를 내리며 활발한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류지혁, 황대인의 성장 정체 기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왕년의 거포 나지완은 올 시즌 과감한 '다이어트'까지 감내하며 재기를 꿈꿨지만 1군 출장이 드물 정도로 시간의 야속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젊은 선수들의 약진은 희망이었지만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타선이었다는 것이 올 시즌 KIA 타선의 한줄평이다.

KBO에서 활약한 외국인 감독들은 대부분 취임 첫해보다 그 다음해가 기록이 좋았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의 KIA는 현재 40승 6무 58패로 9위로 추락했다. 선두 KT와는 20.5게임 차이로 벌어졌고 5위 키움과 10.5게임 차이이니 올 시즌 농사는 여기서 접어야 할 것 같다. 꼴찌 한화와의 게임 차도 4게임 차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미없는 9위 보다는 탱킹 전략(시즌을 포기함으로써 다음 시즌 드래프트 우선권을 얻고자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나은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나 내년 1순위 팀은 심준석이라는 탐나는 유망 신인을 가져갈 수 있으니 탱킹이 황당한 이야기 만은 아니다. 그리고 내년 시즌에는 양현종이 돌아올 확률도 높다. 탄탄한 신인들이 주전을 호시탐탐 노리는 KIA의 미래가 그리 어둡게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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