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쉽 시리즈가 점입가경이다. 어제 4차전까지 각각 2승씩을 나누어 가진 휴스턴과 보스턴은 오늘 5차전에서 맞붙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한팀을 가리고 각 지구 우승팀 3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올라온 한팀이 겨루는 디비전 시리즈, 디비던 시리즈의 승자들끼리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양대 리그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챔피언쉽시리즈를 펼친다. 그리고 각각 리그 챔피언끼리 격돌하는 월드시리즈가 펼쳐진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시리즈의 이름이 월드시리즈이니 미국인들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2021시즌 챔피언쉽시리즈는 양대 리그 모두 명승부를 거듭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는 보스턴이 2, 3차전에서 특유의 강타선이 홈런포를 본격 가동하며 대승을 거두었다. 전력을 다 하는 단기전 승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대량 득점들을 뽑아내며 승기가 보스턴으로 넘어가는가 싶었다. 4차전에서는 7회까지 1 : 2 로 보스턴이 앞서며 보스턴의 승리 확률이 높았으나 휴스턴이 8회 초 1득점을 올려 동점을 만들고, 9회 초에 7득점을 올려 휴스턴이 9 : 2 로 승리했다. 무엇보다 보스턴은 에이스 이발디까지 경기 종반 투입하며 필승을 다졌지만 허무하게 무너지며 큰 상처를 입었다.
2승 2패로 균형을 맞춘 후 펼쳐진 오늘 5차전은 살아난 승기를 이어가야 하는 휴스턴이나 일격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야 하는 보스턴에게 모두 중요한 일전이었다. 승부는 의외로 휴스턴이 9 : 1 로 낙승을 거두며 조금은 싱겁게 마무리 되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휴스턴의 선발 프람버 발데스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땅볼 유도형 선발투수로 성장한 발데스는 오늘 무려 8이닝을 책임지며 3안타 1실점으로 보스턴의 강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오늘의 호투로 1차전 3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빚을 갚았다.
휴스턴의 남미 스카웃 팀은 도미니카에서 프람버 발데스와 선발투수로 올 시즌 역시 11승을 거둔 베네수엘라 루이스 가르시아, 그리고 불펜 에이스 멕시코 호세 우르퀴디를 스카웃하여 팀에 기둥으로 성장시켰다. 안목도 대단하지만 이들 세명을 스카웃하는데 들어간 총액이 43만 달러(약 5억원)에 불과 했으니 놀라운 남미 스카웃팀이라 하겠다.
승부는 6회 휴스턴이 5득점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갈렸다. 선두타자 발 빠른 호세 알튜베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보스턴의 팀을 노렸다. 후속 마이클 브렌틀리 초구에 히트앤런 사인이 걸렸고 브렌틀리의 빗맞은 타구가 3루로 느리게 굴렀다. 보스턴의 3루수 라파엘 데버스가 전진하며 1루에 공을 던진 틈에 알튜베는 2루를 돌아 3루를 향했고 데버스의 공을 받아야 하는 보스턴의 1루수 카일 슈워버가 주자 알튜베에 시선을 빼앗기며 포구에 실패하는 에러를 저지르며 무사 1,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슈워버가 제공한 이 작은 틈 이후 휴스턴의 타선은 보스턴을 몰아 붙이며 대량 5득점에 성공했다. 승부가 6 : 0으로 갈리자 보스턴은 승리조를 가동할 수 없었고 결국 경기 종반 연속 실점으로 오늘 경기에서 9실점을 헌납했다.
7회 말 보스턴은 라파엘 데버스가 발데스에게 솔로 홈런을 날리며 어제 1회 이후 14이닝 만에 득점을 올렸으나 거기까지 였다.
2010년대 중반부터 강팀으로 자리를 잡은 휴스턴이 시리즈 3승 2패로 승기를 잡은 후 그 승기를 이어갈 것을 기대하게 되는 오늘의 경기였다. 보스턴의 벤치 분위기는 오늘따라 몹시 풀 죽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