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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2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키움의 박병호는 결국 KT로 유니폼을 갈아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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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KT 이적설이 나오면서 키움팬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넥센-키움 전성기를 주도했던 ‘교수님’ 서건창이 작년 LG로 이적하는 모습을 보며 울분을 삭혔던 키움팬들에게 박병호 마저 팀을 이탈하는 모습에 트럭 시위까지 할 태세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지역 연고가 팀에 공고히 자리 잡으면서 성공의 길을 걸었다. 우리 지역 야구팀은 그냥 야구팀이 아니고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대표 선수이고, 더 나아가 그 팀을 응원하는 나도 그 구단의 일부분인 것이다. 만약 국가가 운영하는 팀들이었다면, 예를 들어 부산시청 자이언츠나 광주시청 타이거즈, 또는 서울시청 베어즈였다면 이러한 시스템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지 모르나 문제는 사기업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보니 돈 많은 부자 구단과 돈이 조금 부족한 구단이 있을 수 밖에는 없다.

박병호가 키움에 남을 수 있을 지, KT로 유니폼을 갈아 입을지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가장 역사가 오래된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돈이 적은 구단은 생존을 위한 그들 만의 전략이 있고, 부자 구단은 돈을 성적을 위해 보다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전략이 있다.

물론 이러한 생존 전략이 탄생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자유로운 선수 트레이드 시장이 조성되어야 한다. 스몰마켓 구단은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알찬 선수들을 육성하고 재계약 이전에 비싼 가격으로 빅마켓 구단에 판매하여 수익을 올린다. 수익을 올린 돈은 다시 유망주 육성을 위한 비용으로 다시 재투자된다. 빅마켓 구단은 시즌 중 큰 돈을 들여서라도 약점을 보강하여 우승 확률을 높인다. 결국 스몰마켓 구단은 일반적으로 젊은 유망주와 가성비 뛰어난 노장들이 자리를 잡게 되고 빅마켓 구단은 스타급 플레이어가 포지션별로 즐비하다.

한국 프로야구는 앞서 말한 것 처럼 선수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몰마켓 구단이 생존을 위해 펼쳐야 할 전략이 메이저리그와 그리 다르지 않다.

이점을 이해하고 박병호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박병호가 거품인지, 아니면 이미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는지는 논외의 문제다. 왜냐하면 박병호는 이미 고액 연봉자로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의 장타력을 높이 사는 타 구단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키움과 같은 스몰마켓구단 중에 스몰마켓구단이 박병호 같은 스타 선수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대표 스몰마켓 구단인 탬파베이로 최지만이 이적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탬파베이는 양키스와 같은 빅마켓 구단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올 수 있다. 이제까지는 스타 플레이어의 백업에 내 역할이 한정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팀에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바로 스몰마켓구단의 장점은 이런 점이다. 박병호를 좋은 가격 또는 유망주와 바꾸고 그 돈과 유망주를 키우는 구단 운영이 필요하다.

키움의 팬들은 상실감으로 ‘히어로즈 구단에는 영구결번할 수 있었던 강정호, 이숭용, 이택근, 서건창, 박병호 같은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결국 모두 팀을 떠났다.’라며 아쉬워한다. 맞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많은 스몰마켓 구단들도 빅마켓 구단과 같은 영구 결번 선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이유는 다시 부연하지 않는다.

KT는 작년 우승팀으로 빅마켓 구단이다. 당연히 연속 우승을 위해 ‘돈’이라는 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박병호는 이숭용 단장-이강철 감독과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조합일 뿐만 아니라 유한준이라는 팀의 중심이 이탈한 상황에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장거리포 리더로 박병호만한 선수가 없다. 뿐만 아니다. 1루 수비력이 조금 떨어지는 ‘천재’ 강백호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선수가 박병호다.

문제는 이제까지 히어로즈 구단은 좋은 선수들을 매각하여 만든 자금을 유망주 팜에 투자하기 보다는 개인의 지갑을 채우거나 구단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스몰마켓 구단이 좋은 선수를 육성해서 파는 것은 전혀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피 같은 우리 팀의 근간을 다른 팀에 넘기고 받은 자금이 새로운 유망주 육성에 투자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팬들을 기만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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