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경기는 양현종이 드디어 선발로 출전하는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경기다.
오늘 양현종은 잘 던졌지만 양키스의 선발 코리 클루버에 비할 수는 없었다.
오늘 클루버는 양키스의 데이비드 콘이 1999년 7월 18일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퍼펙트 경기를 한 이후 약 22년만에 노히트게임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2 : 0 승리를 이끌었다.
양현종의 빛나는 투구를 보기 위해 어제부터 기다리던 나는 엉뚱하게도 코리 클루버의 역사적인 대기록의 증인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코리 클루버
코리 클루버는 2007년 신인 트래프트로 샌디에이고에 지명된 이후 2014년 이전 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 리그에서 보내던 평범하다 못해 좀 떨어지는 투수 였다. 150km에도 못 미치는 평범한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는 메이저리그에 널려 있었다.
2014년 클리블랜드에서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일약 에이스급으로 단숨에 성장했는데 이유는 투심 패스트볼 투수로 전향하면서 였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얼마전 칼럼에서 트레버 바우어에 재활과 관련하여 소개한 바 있는 미키 캘러웨이 투수 코치다.
캘러웨이 코치는 클루버의 투심 무브먼트가 좋은 것을 발견하고 포심을 버리고 투심 투수로의 길을 안내하고 커브의 속도가 135km를 상회하도록 완성도를 높이면서 클루버의 도약을 도왔다. 또한 140km에 달하는 컷패스트볼까지 갖추면서 클루버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땅볼 유도형 투수가 되며 사이영상을 2회나 수상하였다.
2018년까지 전성기를 누린 클루버는 2019년 초 타구에 오른팔 골절상을 입으며 한 시즌을 허송세월하며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준 클리블랜드와의 이별을 준비했다. 2020시즌 클루버는 코로나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7월 27일 오늘 던졌던 글로브 라이프 필드 마운드에 텍사스의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에 나섰다.
당시 클루버는 단 16개의 공을 던지고 2회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와 20시즌을 재활로 보냈다.

단 한경기만 텍사스의 선수로 등판한 클루버는 올 시즌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다.
2021 시즌 초 그는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고전하더니 4월 말 부터 컨디션이 올라오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컨디션을 조절하던 클루버가 오늘 드디어 완벽한 모습을 회복하며 노히트 경기를 달성했다.
오늘 클루버는 투심이 91마일이 넘어 갔고 예전의 칼 같은 제구가 완벽히 살아 났다. 제구가 되는 91마일 투심이 살아나니 컷패스트와 커브의 각은 뱀처럼 휘며 타자의 무릎을 파고 들었다.
늘 심드렁한 무표정 얼굴로 온갖 짤을 만들어 내던 클루버였지만 노히트의 대기록을 만든 후에는 환하게 웃으며 대기록을 도와 준 동료들과 얼싸 안았다.
양현종
양현종은 오늘 적수를 잘못 만났을 뿐 개인적으로는 매우 잘 던졌다.
5회까지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KBO 때의 모습 처럼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5회까지 투구에서 옥의 티는 선두 타자와의 승부였는데 1회와 5회에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2회에는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위기에 강한 땅볼 유도형 투수였다. 5회까지의 선두타자 출루를 모두 병살타로 처리하며 2루 베이스 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선두타자가 출루하지 못한 3회와 4회는 모두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5회가 종료 되었을 때 투구수는 53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6회였다.
선두타자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다시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5회까지 선두타자가 출루하면 여지 없이 땅볼 병살타로 처리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상황을 기대했다. 그러나 양키스의 라마르가 3회 타격 후 1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으로 빠지고 들어온 웨이드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큼직한 1타점 3루타가 터져 나왔다.
무사 3루의 위기는 계속 되었고 양키스의 1번타자 르메휴에게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에게까지 홈을 허용하며 2실점 하였다.
투구수는 70개 가까이 이미 늘어났고 양현종의 어깨가 처져 보였다.
2번타자 보이트까지 볼넷을 허용하자 텍사스의 벤치는 양현종을 더 이상 마운드에 계속 둘 수는 없었다.

양현종은 오늘 5.1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다. 6회의 선두타자 볼넷이 두고두고 아쉬운 투구였다.
개인적으로는 6회 선두타자 히가시오카와의 승부에서 존에 들어갔음에도 스트라이크 콜을 주지 않은 심판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총 평
양현종 이후 텍사스의 불펜은 오늘 따라 힘을 내며 무실점으로 3.2이닝을 막아냈다. 그래서 더 아쉬운 경기다.
텍사스는 5월을 7승 1패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힘이 떨어지면서 5월 성적이 현재 8승 9패를 기록하고 있다. 7승 1패 이후 1승 8패를 한 것이다.
오늘 경기도 넘겨 주었으니 1승 9패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텍사스의 이런 성적은 시즌 전 예견되어 있던 일이다.
팀전력이 현재 떨어져 있는 상태로 2021시즌은 리빌딩 시즌이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선전하며 버티어 내고 있었으나 확실히 힘이 딸리는 것이 보이고 있다.
강적 양키스를 만나 훌륭한 투구를 보여준 양현종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내 마음속에서는 오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클루버보다 양현종이 더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