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3경기는 키움과 삼성 / NC와 LG / 두산과 KT 이다.
키움과 삼성 경기는 삼성의 근소한 우세를 예상하였으나 키움이 최근의 상승 기세를 이어가며 삼성을 15 : 3 으로 물리쳤다.
NC와 LG, 두산과 KT 경기는 모두 외국인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의 격전이어서 투수전을 예상하였는데 예상한 것과 같이 치열한 투수전 끝에 두 경기 모두 0 : 1 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키움 히어로즈 vs 삼성 라이온즈
키움, 6회 9점을 득점하며 1위 삼성을 물리쳤다.
오늘 경기는 양팀의 선발이 5회까지 버티고 있을 때까지는 키움이 4 : 3 으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양팀의 선발 한현희와 백정현에게 기대했던 것은 5회까지 2~3점으로 막아주는 것이었는데 양팀 선발 모두 기대보다는 부진했지만 선발투수 역할은 충분히 해 주었다.
문제는 6회 초 키움의 공격이었다.
삼성은 6회 초 김대우, 임현준, 장필준 3명의 투수를 투입해서야 1이닝을 막을 수 있었다.
키움은 얼마전 5월 15일 한화 전에서 1회에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10점을 득점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6회가 그랬다.
1사 이후 김혜성의 3루타 등을 활용하여 2득점하더니 2사 이후 7득점을 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 주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미 5득점을 하고 난 후 만루 상황에서 날린 전병우의 만루 홈런이었다. 5점을 득점하여 이미 빅이닝을 완성한 9 : 3 상황에서 전병우의 만루 홈런은 오늘 경기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굳히는 한방이었다.
반면 삼성의 타선은 키움의 빅이닝 이후 의욕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키움의 불펜에게 고작 안타 2개를 뽑아내는 것에 그치며 경기를 내 주었다. 키움은 9회에도 득점에 대한 갈증이 남았는지 김혜성의 솔로 홈런을 포함하여 2점을 추가 득점하며 오늘 대승을 자축했다.
NC 다이노스 vs LG 트윈스
LG 김현수, 결승 안타로 NC에게 0 :1 로 신승
양팀의 선발은 NC의 자타공인 에이스 루친스키, LG는 올 시즌 최고 외인 수아레즈다.
오늘 경기의 승자는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친 LG의 수아레즈였다.
NC 루친스키는 5이닝 동안 안타는 4개를 허용했지만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LG 타자들에게 말려들며 투구수가 113개로 많아 6회에는 마운드에 올라 올 수 없었다.
오늘도 승부사는 김현수였다.
5회 말 LG 공격에서 2명의 타자가 맥없이 삼진을 당하며 쉽게 2아웃이 되었다. 이후 타석에 홍창기가 들어섰다. 지난 4월 4일 경기에서도 루친스키는 홍창기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오늘도 갑자기 컨트롤이 흔들리며 볼넷을 허용했다. 2사 이후 였기 때문에 큰 위기는 아니였지만 루친스키는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후속 오지환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를 허용했다. 다음타자 김현수는 결승타의 사나이 답게 중견수 방면의 깔끔한 안타로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오늘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었다.
NC는 8회 LG의 철벽 불펜 김대유가 갑작스런 제구 난조를 틈타 볼넷 2개를 뽑아 내며 2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으나 득점까지 연결하지는 못했다.
두산 베어스 vs KT 위즈
KT 강백호의 결승 안타로 두산에게 가까스로 승리
KT의 선발 데스파이네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있는 투수이다. 그러나 무실점을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구위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늘 데스파이네는 어떤 상대를 맞더라도 강력한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좋은 투구를 보여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역대로 보아온 데스파이네의 투구 중에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지며 하위 타선에게 어이없는 안타나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었는데 오늘은 전혀 달랐다.
두산의 로켓도 삼진을 9개나 잡아내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6이닝 동안 호투했지만 3회에 강백호에게 맞은 안타 하나로 오늘 경기의 패전 투수가 되었다.
3회 말 KT의 심우준과 조용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하며 찬스를 잡았다. 1사 이후 나온 리그 4할 타자 강백호는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오늘의 결승 우전 안타를 날렸다.
KT는 데스파이네가 내려간 7회부터 안영명-김민수-조현우-김재윤이 나누어 두산의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두산은 로켓이 내려가고 이승진이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양팀 모두 선발과 불펜이 명품 투수전을 보여 주었다.
오늘 3경기는 모두 높은 수준의 야구를 보여 주며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2경기의 투수전은 명불허전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명품 투수전에 주인공이 모두 외국인 투수이고 한국 투수들이 조연이라는 점이었다.
날이 갈수록 토종 선발진이 취약해지는 한국 프로야구에 강력한 한국인 투수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