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파베이는 직전 시리즈에서 양키스에게 연패를 당하며 스윕패에 몰렸었다. 3차전 양키스의 선발 투수는 게릿 콜이었기 때문에 스윕패의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오스틴 메도우가 연타석 홈런으로 게릿 콜을 무너뜨리며 3차전을 의외로 쉽게 가져오고 그 기세를 몰아 오늘 보스턴을 만났다.
어제 7월 30일(한국시각)은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다. 7월 20일부터 시작된 트레이드는 마감 마지막날 절정을 향해 달렸다. 트레이드하면 역시 템파베이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템파베이는 과감하고 늘 득이 되는 트레이드로 유명하다. 아니 트레이드를 잘 하지 못하면 안되는 팀이 템파베이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으로 메이저리그의 강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트레이드는 중요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템파베이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만 4명을 내주고 투수 3명, 야수 3명을 보강했다. 보낸 선수 중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리치 힐이다. 올 시즌 300만불 헐값에 영입하여 짭짤하게 활용한 리치 힐을 뉴욕 메츠로 보냈다. 반면 보강한 선수로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백전노장 넬슨 크루즈다. 40줄이 넘어 가면서 오히려 불방망이를 터트리고 있는 크루즈는 좌완 투수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템파베이가 예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던 장거리 타자다. 에릭 닌더 템파베이 단장은 '선발 자원이 자리보다 많아'라며 투수를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템파베이가 팔은 선수는 이유가 있고 사들인 선수는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라는 메이저리그 격언을 만든 템파베이의 이번 트레이드가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기대해 본다.
템파베이는 1회 말 공격에서 부터 어제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보스턴의 선발 마르틴 페레즈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만한 에이스급 투수는 아니지만 5회까지 4~5점 이내로 막아주는 극강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투수다. 강력한 타격의 팀 보스턴 입장에서는 선발 투수가 페레즈 만큼만 막아주면 승리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페레즈의 효용가치는 크다. 페레즈는 2사 이후 어제 연속 홈런으로 타격감을 달구어 놓은 오스틴 메도우즈와 쉬운 승부를 피하더니 결국 볼넷을 허용했다. 4번타자 얀디 디아즈는 2사 이후지만 페레즈의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2점 홈런이 작열했다.
3회 말에도 템파베이는 트레이드 최대어 넬슨 크루즈가 안타를 치고, 오늘 홈런의 주인공 얀디 디아즈가 또 다시 안타를 날려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2사 이후 타석에는 완더 프랑코가 들어섰다. 시즌 초반 '내야 수비의 핵' 아다메스를 트레이드한 이유가 바로 완더 프랑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내야 유망주들이 가득 차 있던 템파베이는 이미 몸값이 수직 상승선에 올라 있던 아다메스를 트레이드하며 내야에 콜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완더 프랑코는 이렇게 기대를 받으며 빅리그에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아직까지 기대에는 못 미치는 활약 중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큼직한 우중간 2루타로 1, 2루의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2타점을 올렸다. 점수는 0 : 4 까지 벌어졌다.
4회 초 보스턴은 반격을 시작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잘 지켜온 템파베이의 조쉬 플레밍을 적극 공략하며 바스케스의 1타점 적시타와 연이어 바비 달벡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2점을 쫓아갔다. 그러나 템파베이는 추격해 오는 보스턴을 그냥 두지 않았다. 4회 말 주니노와 아로자레나가 솔로 홈런 2방을 합작하며 2점을 쫓아오자 2점을 달아나며 2 : 6 을 만들었다.
5회에도 양팀은 1점씩을 나누어 가지며 힘을 겨루었다. 보스턴은 헌터 렌프로가 2루타를 날리며 자신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던 친정팀에게 화력 시위를 했다. 신기할 정도로 템파베이가 팔아 치운 선수들은 성적이 곤두박칠 치며 힘을 쓰지 못했는데 보스턴의 렌프로는 몇 안되는 트레이드 성공 사례다. 5회 말에는 감을 잡은 완더 프랑코가 3루타를 치고 나가 투수 약셀 리오스의 폭투에 홈을 밟았다. 경기 중반 3 : 7 로 템파베이는 여유있게 앞서 나갔다.
템파베이는 아롤디스 채프먼이나 켄리 젠슨 같은 선수는 없다. 그러나 불펜 한사람 한사람이 저마다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고 자신이 해야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팀이다. 개인의 장점들을 모아 단점을 감추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4점 차의 여유 있는 점수 차이를 쉐리프-차코이스-헤드-스프링스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역전의 명수 보스턴의 강타선을 맞아서도 불펜의 톱니바퀴는 빈틈없이 돌아가며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