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7월 31일 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 경기 결과 리뷰> 대한민국 vs 미국 : 9회 양의지의 2루타로 추격했지만 미국에게 아쉽게 패배

반응형

대한민국은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어려운 승리를 거두고 '강호' 미국을 만났다. 미국은 대한민국이 B조 1위를 위해서는 반드시 꺾어야 하는 팀이다.

 

미국팀의 선발 투수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닉 마르티네스다. 닉 마르티네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빅리그 계약 후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가 니혼햄에서 2년을 활약하고 올 시즌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때 보다 일본으로 건너가 야구에 새롭게 눈을 뜬 선수라 하겠다. 포심이 154km에 달할 정도로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피칭 스타일은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제구가 되는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를 펼치는 투수라는 평이다.

 

1회 초 선두타자 박해민은 큰 바운드로 투수 키를 넘기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2번타자 이정후는 빗맞기는 했지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하며 1루 주자 박해민을 3루까지 출루시켰다. 무사 1, 3루에서 3번타자 김현수는 내야 땅볼로 박해민을 불러들여 선취 1타점을 기록했다. 상대의 선발 투수 닉 마르티네스는 시작하자 마자 채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이후 미국팀의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체인지업은 인상적이었다.

 

한국팀은 미국 타자들에게 비교적 낯설은 언더 유형의 고영표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일본에 가기 전 부터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미국전 선발 투수는 고영표다.'라고 일찌감치 선언할 정도로 구위도 가장 믿음직스럽다. 단 하나 우려되는 점은 국제 대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었으나 고영표는 이와 같은 우려를 비웃듯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고영표는 호투했지만 아쉬운 홈런 2개를 허용했다

닉 마르티네스는 1회 이후 안정감을 회복하며 빠른 템포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빠른 공을 보여주고 유인구로 던지는 스플릿-체인지업에 한국 타자들은 번번히 헛스윙을 휘둘렀다. 스플릿-체인지업은 포크볼 그립으로 공을 잡고 던지는 체인지업으로 좌우 변화보다는 상하 폭이 큰 체인지업이다.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3회에는 2사 이후 이정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가볍게 김현수를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1, 2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한 고영표는 3회 말 1사 이후 버바 스탈링에게 오늘 경기 첫 안타를 허용했다. 자신감은 좋았으나 너무 가운데로 공이 몰렸다. 스탈링은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1사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 닉 엘런은 바닥을 맞고 크게 튀어 오르는 땅볼로 투수 키를 넘겼지만 2루수 김혜성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이 타구에 스탈링은 3루를 밟았다. 타순이 한바퀴 돌아 1번타자 제이미 웨스트브룩은 잘 맞은 유격수 땅볼을 만들었지만 오지환은 좋은 수비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4회 말 고영표는 무사에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무사 1루에서 미국의 3번타자 타일러 오스틴을 맞았다. 오스틴은 양키스 출신으로 현재 일본 요코하마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다. 오스틴을 체인지업 삼진으로 솎아내고 한숨을 돌린 고영표는 4번타자 트리스탄 카사스를 만났다. 카사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바비 달벡 이후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대형 타자다. 오스틴의 큰산을 넘은 고영표는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카사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 버렸다. 경기는 1 : 2 로 단숨에 뒤집혔다.

 

5회 초 2사 이후 김혜성은 안타를 치고 나가며 추격을 노렸지만 더 이상 마르티네스를 압박하지는 못했다. 마르티네스는 5회까지 삼진 9개를 잡아내며 호투를 펼쳤다. 5회 말 삼진 2개로 가볍게 2사를 만든 고영표는 작은 체구의 유격수 닉 엘런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무심코 들어간 공에 풀스윙에 베럴 타구가 작열했다. 제이미 웨스트브룩은 다음 타자로 나와 안타를 기록하며 고영표를 끌어 내렸다. 고영표로 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고우석은 에디 알바레즈에게 크게 튀어 오른 땅볼이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국내에서 강속구로 인정 받는 고우석의 공이 미국 대표팀의 타자들에게는 오히려 익숙한 공 처럼 보였다. 타일러 오스틴은 2루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적시타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경기는 1 : 4 까지 벌어졌다.

 

1 : 4 로 앞선 미국은 6회 초 스콧 맥코프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맥코프는 일본 야쿠르트에서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는 미국 불펜의 핵이다. 맥코프는 3명이 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처리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6회 말 한국은 마운드를 김민우로 교체했다. 김민우는 특유의 각 큰 포크볼로 상대하며 3명의 타자들을 범타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6회를 마무리 했다.

에드윈 잭슨은 빅리그에서 방출됐지만 미국 대표팀으로 선발되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7회 초 미국 대표팀은 에드윈 잭슨 주니어로 마운드를 교체 했다. 잭슨은 메이저리그 14개 팀에서 뛴 대표적인 저니맨이다. 1983년 생으로 2019년까지 17년 동안 빅리그에서 뛰었으나 이후 빅리그 기록은 없다. 이번 미국 대표팀에서는 젊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 주고 있는 백전노장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볼판정도 있었지만 삼진 2개로 2사를 잡아낸 잭슨은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허경민에게 몸에 받는 공을 허용하며 위기를 만들었다. 미국 대표팀 벤치는 위기를 맞자 앤서니 고즈를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 대표팀도 김혜성 타석에 대타 박건우를 내며 승부를 걸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 라인드라이브로 글러브에 꽂히며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7회 말 6회에 이어 김민우가 마운드를 지켰다. 2사를 잘 잡아낸 김민우는 마운드를 김진욱에게 넘겼다. 김진욱은 한현희의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여러 구설에 올랐지만 미국의 1번타자 제이미 웨스트브룩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스스로 걷어냈다. 김진욱은 8회 말에도 나와 한타자를 또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진욱은 성인 대표팀 데뷔 무대에서 2명의 타자를 맞아 2타자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8회 말 김진욱에 이어 박세웅이 1사 이후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9회 초 미국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로버트슨은 양키스 시절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 나오는 필승 불펜으로 활약했다. 조금은 왜소한 체구지만 혼신의 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투수다. 2019년 이후 빅리그 기록은 없는 투수다. 선두타자로 나온 강백호는 나오자 마자 아직 제구가 잡히지 않은 로버트슨을 괴롭히며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갔다. 후속타자로 나온 양의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답게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무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오재일은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방면으로 날렸지만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사 이후 타석에 선 오지환은 어제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기를 기원했지만 로버트슨의 낙차 큰 커브가 몸쪽을 파고 들며 삼진을 당했다. 2사 2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허경민은 3루 라인을 타고 가는 강습 타구를 날렸지만 호수비에 걸리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오늘 경기는 2 : 4 로 패배했다.

 

B조 2위가 된 대한민국은 내일 A조 2위인 도미티카 공화국과 경기를 갖게 되었다. 아쉬운 패배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