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9회 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 첫 경기로 맞붙어 박빙의 승부를 펼친 이스라엘을 맞아 11 : 1 7회 말 콜드 게임승을 따냈다. 터질 줄 몰랐던 타격이 상승세를 타며 생각하지 못한 낙승을 거두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16강 진출을 앞둔 리그전에서 고전하던 팀들이 토너먼트 때 부터 컨디션이 올라오며 우승을 하고, 오히려 리그전에서는 강력한 파워를 과시하던 팀이 막상 16강에 들어서는 바로 패배하여 탈락하는 경우들을 종종 본다. 왜냐하면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은 컨디션의 정점을 4강, 결승에 맞추어 두기 때문에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은 리그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다고 한다. 야구에 있어서 한국팀 역시 이런 이유에서 일까? 첫번째 이스라엘전부터 미국, 도미티카까지 타격감이 오르지 않아 별로 위력이 없어 보이는 상대 투수들에게 농락당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타자들이 어제 도미티카와의 대역전극을 계기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1회 말 선두타자 박해민과 강한 2번 강백호가 연속 안타로 상대를 거세게 밀어 붙이더니 3번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선취점을 올리며 앞서 나갔다. 2회에는 지난 이스라엘 전에서 공수 맹활약을 펼친 오지환이 오늘도 2점 홈런을 날리며 점수 차이를 벌였다. 이스라엘전 이후 미국과 도미티카 전에서 이렇다할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던 오지환이 이스라엘 킬러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시원한 홈런이었다. 뿐만 아니라 3회 초 이스라엘 3명의 타자가 친 공이 모두 오지환을 향했다. 숏바운드와 강한 타구 등 다양한 구질의 공이 오지환을 향했지만 오지환은 안정감 넘치는 수비로 우리나라 대표 유격수임을 뽐냈다.
터질듯 터지지 않는 한국 대표팀의 타격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3, 4회의 찬스를 무산 시켰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자 5회 초 이스라엘의 반격이 시작됐다. 4회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이던 대한민국의 선발 김민우가 1사 이후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허용하자 한국 대표팀의 벤치는 과감하게 마운드를 최원준으로 교체했다. 최원준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손쉽게 잡았지만 갑자기 불기 시작한 비바람에 제구가 흔들리며 9번타자 스코티 버첨에게 몸에 맞는 공, 킨슬러와 발렌시아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 실점을 허용했다. 오늘 대표팀 벤치는 가차 없었다. 위기가 계속되자 조상우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봉쇄했다.
5회 말 한국 대표팀의 타선에 드디어 불이 붙었다.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황재균의 평범한 1루 땅볼은 홈송구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의 포수 라빈웨이는 이 공을 놓치며 실점을 허용했다. 어이없는 실책은 대표팀 타선에 도화선이 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는 박해민이 아웃코스 공을 결대로 밀어쳐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긴장감이 흐르던 경기가 순식간에 6 : 1으로 벌어졌다. 계속된 무사 2, 3루의 찬스에서 강백호가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8 : 1 로 경기가 벌어지며 투아웃, 이닝이 마무리 되는가 싶은 순간 김현수의 추가 2점 홈런이 작열했다. 5회에만 7득점을 올리며 경기는 10 : 1 까지 벌어졌다. 이스라엘과의 1차전 고전에 대한 앙갚음을 톡톡히 해 주는 5회였다.
마운드에서는 조상우에 이어 원태인이 6회 2사 이후부터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콜드게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7회 말 김현수는 또 다시 2루타를 날렸고 김혜성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11 : 1 콜드 게임을 완성했다. 오늘도 캡틴 김현수의 활약은 계속되었다.
오늘 경기를 기분 좋게 잡으며 준결승에 선착한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 미국의 승자를 기다린다. 일본이라면 숙명의 한일전이고 미국이라면 설욕전이다. 어느 팀이든 반드시 꺾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