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한 미국의 도박사는 그리 높지 않았다.
20시즌을 기준으로 토론토의 최대 약점은 '불안한 내야 수비' 였다. 20시즌 토론토의 내야는 2세 야구 유망주들이 채웠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3루와 1루에서 불안한 수비로 타격은 좋으나 수비는 한참 멀었다는 평을 들었고, 보 비셋은 화려한 수비는 되는데 안정감이 떨어진다라는 평이 우세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캐번 비지오로 2루로 가면 2루가 불안하고 3루로 가면 송구가 짧았다. 그나마 트래비스 쇼가 3루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나마 불안한 3루에 주인을 찾았지만 한 시즌을 맡기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21시즌을 맞으면서 오클랜드에서 FA로 풀린 유격수 마커스 세미엔을 1년 계약으로 토론토의 새로운 2루 주인으로 맞이하였고, 반면 트래비스 쇼를 밀워키로 보내고 캐번 비지오에게 3루를 맡기며 출발했다.
새롭게 정비한 토론토의 내야는 겉보기보다는 내실이 더 강해졌다. 게레로 주니어는 동계시즌 동안 2자릿수 감량을 성공하며 한결 몸짓이 가벼워졌고 무엇보다 1루수 미트질이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불안한 1루 송구들을 잘 거두어 잡았다. 보 비셋은 화려한 수비에 안정감까지 장착하면서 토론토 내야의 리더로 떠 올랐고, 신입 마커스 세미엔의 2루 정착은 물샐틈이 없었다. 물론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캐번 비지오의 3루 고정은 약한 어깨의 한계가 그대로 들어나며 결국 산티아고 에스피날로 교체 되었다. 에스피날은 공격력 보다는 수비가 돋보이는 내야 유틸리티 선수로 비지오로 흔들리는 토론토의 내야를 안정시키는 것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격력으로 시즌 후반 새롭게 영입한 거포형 3루수 제이크 램이 3루를 맡고 있다. 제이크 램은 한 때 한 시즌 홈런 30개를 때려낸 거포형 3루수 였지만 수비면에서는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선수다. 램이 토론토 내야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지가 매우 중요하다.
내야 수비도 수비지만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 야구에서 21시즌 초반 토론토가 강팀으로 인정 받지 못했던 이유는 역시 선발 투수진이었다. 류현진이야 2자릿수 승수가 이미 검증된 투수지만 나머지는 모두 미지수 였다. 로비 레이는 애리조나 시절 4선발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한 선수였지만 제구 불안 때문에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최악의 피칭을 하는 불안정의 상징같은 투수였고, 뉴욕 메츠에서 21시즌 영입한 스티브 마츠도 가장 좋은 성적이 시즌 11승으로 에이스급은 아니다. 나머지 2자리는 류현진이 롤모델이라고 밝힌바 있는 신인 알렉 마노아와 다저스에서 5선발 마당쇠 역할로 전성기를 보낸 로스 스트리플링이 채운다. 누구 하나 출격하면 1승을 보장할 수 없는 선발 투수진으로 분석 되었다. 에이스 류현진 마저 부상 경력으로 풀타임을 버텨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토론토의 선발투수는 생각보다 단단했다. 류현진은 에이스로 아메리칸리그 다승부문 선두 경쟁을 할 만큼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했고, 올 시즌 FA로이드를 장착한 로비 레이는 류현진을 넘어서는 에이스급 투구를 연일 계속하고 있다. 올 시즌 성장을 기대했지만 이렇게 잘 던져줄 지는 몰랐던 알렉 마노아는 강력한 포심과 슬라이더로 류현진을 롤모델로 하는 완성형 파이어볼러로 자리잡았다. 스티븐 마츠 역시 자신의 시즌 최다승이었던 11승을 이미 달성했다.
토론토는 트레이드 마감 시간에 맞추어 미네소타의 에이스 '호세 베리오스'를 영입하면서 선발을 강화했다. 베리오스가 가세하면서 토론토는 에이스급 3각 편대(류현진, 로비 레이,호세 베리오스)에 준척급 선발 2명(알렉 마노아, 스티븐 마츠)이 뒤를 받치는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라파엘 돌리스가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하면서 힘이 부쳐 보이던 라이언 보루키, 팀 마이자, 트레비스 버건, 조단 로마노 등의 불펜에 아담 침버, 트레버 리차즈 등을 수혈하면서 뒷문을 강화했다. 환골탈퇴한 선발진에 강화된 불펜진이 토론토의 21시즌 후반기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토론토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강력한 타선이다. 한두명에 의존하는 홈런포가 아니라 지뢰밭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무시무시한 타선이다. 2021년 9월 12일 볼티모어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양키스와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가 가장 최근 경기이기 때문에 이 경기를 기준으로 타선을 분석한다.
9월 12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류현진은 2.1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하며 7실점으로 무너졌다.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가 3회까지 3 : 7 로 기울었으니 토론토는 포기할 만도 한 경기였다. 왜냐하면 괜히 무리했다가는 2차전도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토론토는 선발 로테이션이 어긋나며 2차전은 불펜데이(선발 토마스 해치)를 예고하였기 때문에 1차전에 총력을 다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경기에서 토론토는 경기 후반 엄청난 화력을 앞세워 9회 초 4득점을 뽑아내며 결국 11 : 10 으로 승리를 가져 갔다. 9 : 10 에서 터져 나온 조지 스프링어의 역전 2점 홈런은 승부의 백미중에 백미였다.
최근 토론토는 테이블 세터진에 홈런치는 1번타자 조지 스프링어, 2번타자로는 2루수 홈런왕 마커스 세미엔을 포진한다. 휴스턴에서 토론토 역대 최고액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스프링어는 올 시즌 각종 잔부상에 시달리며 출전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아 토론토의 벤치의 속을 썩였었다. 그랬던 스프링어가 시즌 중반 부터 빠르게 팀에 녹아 들면서 토론토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클린업트리오는 홈런왕에 도전 중인 게레로 주니어가 3번, 공격적 성향으로 4번을 꿰찬 보 비셋, 5번 토론토의 타점 머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포진했다.
6번 타자는 스프링어의 합류 이후 주전 중견수 자리를 빼앗기고 입지가 불안한 랜달 그리칙, 그리칙은 올 시즌 22개 홈런을 기록 중이다. 7번 홈런 16개를 기록 중인 '쿠바 특급' 구리엘 주니어, 8번 9월 이적한 거포 3루수 제이크 램, 9번 포수 대니 젠슨이다. 대니 젠슨은 수비가 중요한 경우 나오지만 공격력이 필요할 때에는 '땅딸보' 알레한드로 커크가 힘을 합친다.
정말 어마어마한 타선이다. 언제 누가 홈런을 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타선에 선수들의 파이팅이 더하며 놀라운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이제는 돌풍을 넘어 메이저리그를 씹어 먹을 태세인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0경기도 채 남지 않은 메이저리그 후반부에 어떤 성적을 낼지 무척 궁금해 진다. 이럴때 류현진마저 위력을 더하면 좋으련만..류현진은 힘이 부쳐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