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저렇게 화려한 전력으로 야구를 저렇게 하다니..'라는 악평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색깔이 비슷해서인지 최강 전력을 보유하고도 무관의 제왕이라 불리 웠던 80년대~90년대 삼성을 보는 것도 같다. 당시 삼성은 우승을 위해 괜찮다는 선수는 '돈'으로 모조리 끌어 모으는 행태를 보였는데 당시 팬들은 '야구도 돈으로 하나? 저렇게 우승하면 누가 못하나?'라며 비난하곤 했다.
2021시즌 다저스는 트레버 바우어 마저 선발진에 가세하며 그야말로 극강의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즌 뚜껑을 열자 판세는 완전히 달랐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는 막강 다저스와 세를 겨룰 상대는 샌디에이고 밖에는 없는 줄 알았으나 샌프란시스코가 노장 선수들의 '근성'을 앞세워 상당히 오랜 기간 지구 1위를 지켜왔다. 지금도 1위는 샌프란시스코다.
트레버 바우어가 여자친구 문제로 거의 퇴출(?) 위기에 몰리며 전력에서 이탈하고, 영원할 줄 알았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패스트볼 구속 저하와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 끝에 결국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 없이 불펜만 가지고도 우승 전력이라는 비야냥 소리를 듣던 불펜의 부상 이탈은 이름을 호명할 필요없이 거의 모든 불펜진이 한번씩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타선에서는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OPS 극강의 수치를 보이던 코디 밸린저가 홈런 세레머니 도중 과한 충돌로 어깨 탈골이 온 이후 투수 '유리아스'보다도 낮은 타율인 1할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경기 종반 '터너 타임'이라고 부를 정도로 결정타를 날리던 저스틴 터너도 노쇄화가 역력하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다저스는 코로나로 시즌을 포기 했다가 구위를 잊어 버린 데이빗 프라이스가 성공적으로 선발에 복귀하고 괴물 투수 맥스 슈어저를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극적으로 팀에 합류시켜 커쇼와 바우어의 공백을 메웠다. 불펜은 무명의 베시아를 '메시아'로 바꾸며 필요할 때 마다 적시에 사용하고 타 팀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을 끊임없이 끌어 들여 재생 사용하며 빈틈을 채웠다. 타격에서는 트레이 터너를 워싱턴에서 데리고 와 활력을 불어 넣었다.
올 시즌 다저스는 이렇게 채우고 메우며 샌프란시스코를 맹렬히 추격했다.
그러던 2021년 9월 4일 샌프란시스코와 맞대결을 앞두고 드디어 반게임차 서부지구 1위에 어깨를 마주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9월 4일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데스클라파니에게 농락 당하며 지겹게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11명의 불펜이 불펜 데이를 펼쳤지만 연장 11회 2 : 3 의 패배를 겪어야 했다.
9월 5일 어제의 설욕전으로 유리아스를 내세운 다저스는 트레이 터너와 코리 시거의 홈런에 힘입어 6 : 1 로 샌프란시스코를 누르며 다시 1위 싸움에 불을 지폈다.
9월 6일 3차전에서 다저스는 선발 워커 뷸러로 위닝 시리즈를 노렸지만 다른 경기에서는 잘만 던지던 워커 뷸러가 3이닝 만에 6실점하며 무너져 어이없게 4 : 6 으로 패배했다. 1위 경쟁은 다시금 1게임반 차이로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면서 내심 2게임 반 차 이상 승차를 벌리고 싶어했던 다저스는 1위로 나서기는 커녕 질주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꼴이 되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연승을 거듭하며 어렵게 지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와의 4연전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와 2게임반 차로 다시 벌어졌다.
LA 다저스는 비장한 마음으로 9월 11일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를 만났다. 어떤 전문가들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신흥 라이벌'로 시즌 초반 두팀의 경기에 서로 너무 많은 힘을 쓰는 바람에 샌프란시스코에게 선두를 빼았겼다는 말들을 한다. 이러한 말도 일각 일리가 있는 것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팀 모두 라이벌전 이후에 연패에 빠지는 행태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번 3연전은 조금 싱거웠다. 유리아스-워커 뷸러-맥스 슈어저의 삼각 편대를 앞세운 다저스의 선발진에 샌디에이고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3연패를 당했다. 특히 오늘(9월 13일) 벌어진 경기에서 맥스 슈어저는 8회 1사, 호스머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퍼팩트 게임을 했다. 심지어 2회에는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타티스 주니어, 호스머, 토미 팸 3타자를 연속 3구 삼진을 잡는 진기록에 5회 통산 3000K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맥스 슈어저의 원맨쑈에 샌디에이고는 0 : 8 로 패배하며 3연패 넋을 잃었다.
다저스가 라이벌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을 완승으로 이끌며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에게는 어림없다. 샌프란시스코는 같은 시기 시카고 컵스와 3연전으로 만나 역시 3연승을 거두며 승차가 조금이라도 좁혀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샌프란시스코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LA 다저스를 넘볼 수 있는 승률의 팀이 없다. 그러나 다저스가 와일드카드에 만족할 팀이 아니다. 다저스의 1위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