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카밀로 도발'의 도발이 무섭다.
무슨 말 장난이냐구? 아재 개그 같은 말이지만 내용은 실제 상황이다.
시즌 막바지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무지막지한 파이어볼러 불펜의 등장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특히 근성과 불펜의 힘으로 최강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리그 1위를 곧잘 따먹는 샌프란시스코에게는 특히 그렇다.
2021년 9월 22일 샌디에이고의 무사 만루 찬스를 무산시키며 조명을 받고 있는 카밀로 도발은 97년 생 도미니카 특급 투수다. 도발의 위력은 무엇보다 160km를 훌쩍 상회하는 강속구다. 아무리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이라고 해도 160km의 공을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저런 속도의 공을 방망이에 맞추어 내는 선수들이 오히려 경이롭다. 도발은 강속구와 130km 후반 대 구속의 슬라이더를 섞어 상대를 무력화 시킨다. 슬라이더의 각도가 좋기 때문에 슬라이더 만으로도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카밀로 도발은 어디서 뚝 떨어진 투수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2015년 남미까지 신인 발굴의 폭을 넓힌 샌프란시스코 스카웃 손에 일찌감치 발탁되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지만 빅리그 데뷔는 쉽지 않았다. 남미 특유의 유연성으로 160km 가까운 구속은 어려서 부터 정평이 나 있었지만 종잡을 수 없는 제구가 트리플A로 더블A로 그를 떠돌게 했다. 계약 후 6년이 지난 올 시즌이 되어서야 빅리그에 데뷔했다.

도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샌프란시스코의 육성 정책은 젊은 선수에게 가혹할 정도로 매서웠다. 위기 상황을 한번에 제압할 수 있는 파이어볼러라는 샌프란시스코의 육성 방향은 도발을 무사 만루, 경기 종반 1점 차 만루 상황 등 절대 절명의 상황에 그를 투입했다. 4월 데뷔 이후 5월 극적인 상황에 나와 몇차례 끝내기 홈런이나 적시타로 자신감을 잃은 도발은 다시 트리플A 로 내려 갔다.
제구를 높이기 위해 구속을 150km 중후반으로 조절하는 등 노력했지만 구속 저하는 답이 아니었다. 트리플A로 내려 갈 때에도 게이브 캐플러 감독은 냉정했다. '도발은 얻어 맞아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더 강해져서 돌아와야 한다.'라며 더욱 강한 멘탈을 요구했다.
도발은 8월 말 다시 콜업되어 9월 샌프란시스코의 1위 질주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5월의 흔들이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9월 22일 샌디에이고 전에서 무사 만루 상황에 투입되어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강타자 마차도를 공 3개로 삼진시키고 토미팸을 병살로 막아내며 이닝을 셧아웃 시켰다. 168km에 이르는 강속구와 138km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는 위력 드 자체였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무사 만루 상황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평온한 그의 모습이었다.
위기속에서 무쇠처럼 단련된 카밀로 도발, 그가 포스트 시즌 위기 상황마다 보여줄 강력함에 벌써부터 짜릿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