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7일, 롯데 자이언츠 vs LG 트윈스 잠실 1차전
아마 내가 알기로는 가장 팬이 많은 2팀이 격돌하는 경기이다. 게다가 LG가 현재 11승 8패로 1위를 달리고 있어 요즘 LG의 인기는 최고다.
오늘 양팀의 선발투수는 롯데는 노경은, LG는 정찬헌이다. 두 투수 모두 다양한 구질을 던지는 기교파 투수들로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제구력이 오늘 경기의 백미일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 양팀의 선발은 노련한 기교파 투수들의 격돌이다.
노경은은 1984년 출생이니 백전노장이라 하겠다. 성남고 시절 노경은은 그야말로 날리던 투수였다. 당시 동산고의 송은범, 광주제일고의 고우석과 고교 빅3라고 불렸었다. 이 중 고우석은 은퇴했지만 고우석과 광주제일고의 원투펀치였던 김대우가 노경은과 함께 롯데의 투수로 아직까지 뛰고 있다. 2003년 드래프트 당시 빅3가 아직도 마운드에 오르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노경은은 이렇게 화려한 고교 시절을 보내고 2003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깨가, 또 팔꿈치가 연속해서 고장나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거기에 '프로선수 병역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공익생활로 군생활을 하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7년 이상의 세월을 까먹은 노경은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 2011년이다. 1군으로 콜업되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더니 2012년에는 12승을 기록하며 두산의 선발로 자리 잡았다.
롯데 선발투수 노경은은 '풍운아'라 불리는 노장 투수다.
조금 늦게 시작한 올 시즌 그가 어떤 활약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6년 돌연 은퇴 선언을 하며 구단 측과 갈등을 빚더니 16년 중반에 고원준과 트레이드 되어 롯데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풍운아라는 이름으로 불리워 지기 시작한 것이 이때쯤인 것 같다. 트레이드의 영향이 있었는지 노경은은 16년과 17년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2018년 FA로이드를 맞은 노경은은 그야 말로 극적으로 구위가 회복되며 9승 6패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닝도 132.1이닝을 던지고 WHIP가 1.19로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시즌 후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롯데와 FA협상을 했으나 이미 풍운아로 찍힌(?) 이미지와 1년 반짝한 노장 투수에게 큰 돈을 줄 수 없다는 구단의 판단에 결국 FA계약을 하지 못하고 2019시즌 미아가 되어 1년을 통째로 날렸다. 2020년에 극적으로 다시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133이닝을 던져 5승 10패의 쏠쏠한 활약을 했다. 승운이 부족했을 뿐 WHIP는 1.35로 준수했다. 올 시즌에는 1경기에 나와 1승을 거두었지만 홈런을 3방이나 맞고 부진했기 때문에 오늘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지 관심이 간다.
LG 선발 정찬헌은 클로저에서 선발투수로 변신한 2년차를 맞고 있다.
올 시즌 이전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주었다. 오늘도 그런 활약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LG의 선발 정찬헌은 2008년데뷔 해에 106.1이닝, 그 이듬해 76.1이닝을 던지며 1군에 안착하는 듯 하더니 부상과 군복무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무대에서 사라졌었다. 2013년 다시 돌아왔지만 2016년까지 특별한 활약없이 그저그런 투수로 1군과 2군을 오고 갔다. 2017년부터 1군 활약 시간을 늘려가더니 2018년에는 팀의 클로저로 정착하며 27세이브를 올렸다. 2019년에는 구위가 떨어지며 클로저로 활약이 부진하게 되어 2020년부터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환하였다. 2020년 선발투수로 나와 7승4패의 준수한 기록을 남기고 올 시즌을 맞았다. 올 시즌에는 3경기에 나와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방어율 2.25, WHIP1.06의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오지환과 라모스가 각각 솔로 홈런을 치며 0:2로 앞서 나갔다.
두 팀 투수의 노련한 투구에 잠잠하던 타선이 먼저 터지기 시작한 것은 3회 말 LG 였다.
3회 말 1사 이후 2번타자 오지환은 첫 타석에서도 2루타를 치며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보이더니 우측 파울 라인을 타고 담장을 넘어가는 큰 솔로 홈런을 날렸다. 다음 타자 김현수가 평범한 내야 플라이로 아웃되어 2사가 되면서, 이렇게 공격이 끝나는가 하던 때 4번타자 라모스의 벼락같은 중월 솔로 홈런이 터졌다. 순식간에 0 : 2 가 되었다.
LG는 5회에도 연속 장타로 손쉽게 2점을 추가해 0:4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4회를 삼자범퇴로 잘 처리한 노경은은 5회 말 추가 2실점 하였다.
선두타자 정주현이 좌중월을 가르는 2루타로 무사 2루의 찬스를 만들더니 다음타자 홍창기가 1루 라인을 타고 가는 3루타로 간단하게 1점을 득점했다. 홍창기는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노경은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쓰면서 포심(직구), 체인지업, 커브, 투심을 섞어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오늘 좌타자들에게 주무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말려 들어가면서 장타를 허용했다. 노경은은 오늘 5이닝을 책임지며 안타5개를 맞고 4실점했다. 안타 대부분이 2루타 이상 장타였다.
롯데는 오늘 무기력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득점하지 못하고 0패 했다.
오늘 롯데의 문제는 투수력이 아니라 타격이었다. 찬스에서 정찬헌의 포크볼과 너클커브에 번번히 허공을 휘두르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2회 초 만루 찬스에서도 그러했고, 4회 초 선두타자가 2루타를 치고 나갔을 때에도 후속 타자가 연속해서 삼진을 당하며 3루까지 진루조차 시키지 못했다. 가장 아쉬웠던 찬스는 8회 초 새로 들어온 투수 정우영이 제구가 되지 않으며 볼넷 3개로 만든 1사 만루의 상황에서 바뀐 투수 김대유를 공략하지 못하고 연속 삼진 2개를 헌납하며 1점도 득점하지 못한 것이다. 올 시즌 방어율 0으로 9경기에 나와 7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미스터 제로' 김대유의 구위가 위력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두 타자가 손도 대어 보지 못하고 이런 중요한 찬스를 무산시킨 장면은 아쉬웠다. 결국 롯데는 오늘 경기에서 한명의 주자도 홈을 밟지 못하고 경기를 내어 주어야 했다.
LG는 자연스럽게 신구간의 경쟁시스템이 갖추어 지면서 강팀의 면모를 풍기고 있다. 외야는 홍창기라는 출루 머신이 등장하면서 한 자리를 차지하더니 한석현이라는 2군 수위 타자가 경쟁에 뛰어 들면서 기존의 이천웅, 이형종, 김현수라는 견고한 주전 자리에 균열을 내고 있다. 내야도 정주현이 약점이었던 2루에서 연일 호수비를 보여 주면서 구본혁등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성도 견고한 수비와 일발 장타로 김주성과 같은 젊은 3루수와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원래 잘 나가는 팀은 뭘해도 잘 나간다. LG가 요즘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