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9일, 롯데 vs LG 잠실 3차전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은 LG가, 2차전은 롯데가 승리하며 오늘 누가 위닝시리즈를 가져 갈지 결정하는 3차전이다. 1차전은 LG의 선발 정찬헌이, 2차전에서는 롯데의 스트레일리가 호투하며 양팀 모두 상대에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고 승리하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오늘 경기 역시 양팀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며 멋진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오늘 롯데는 선발로 프랑코를 LG는 수아레즈를 올린다.
롯데의 선발 프랑코는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이며 롯데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으나 150km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로 타자를 힘으로 누르는 파이어볼러임은 이미 입증된 바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포심이 전체 구사 비율의 5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데 포심의 제구가 되지 않을 경우 평정심을 잃고 완전히 망가져 버리는 약점이 있어 1회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선발 수아레즈는 지난 4경기에서 이미 본인은 탈 KBO급 투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평균자책이 1.17이고 WHIP가 0.78에 불과한 놀라운 기록을 보이고 있다. 칼날같이 꽂히는 140km 후반 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고르게 던지는 완성형 투수다. 무엇보다 좌완투수이면서 디셉션이 매우 좋아 타자 입장에서는 실제 구속보다 빠르게 느껴지는 까다로운 투수다.
관심을 모은 1회에는 오히려 LG의 수아레즈가 제구가 흔들려 볼넷과 안타를 주며 고전했고, 우려했던 프랑코는 공 7개로 가볍게 3타자를 처리했다.
선취점을 낸 것은 롯데였다. 마차도와 손아섭이 안타를 치며 선취점을 냈다. LG는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지만 롯데는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다.
기다리던 선취점은 3회 초에 롯데가 가져갔다.
마차도가 선두타자로 나와 잘 맞은 안타를 만들고, 손아섭의 안타에 홈으로 들어오며 1득점 했다. 손아섭은 LG의 중견수 한석현이 송구 실책을 범하는 사이 3루까지 갔다. 1사 3루의 추가 득점 찬스였다. 그러나 후속타자 전준우의 2루 땅볼 때 홈으로 들어오다 태그 아웃 당하며 추가 득점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LG 내야가 전진 수비를 펼쳤는데 그 효과를 봤다. 이 틈에 1루에 살아 나간 전준우는 도루와 투수 폭투로 다시 2사 3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이대호가 삼진을 당하며 아쉬운 추가 득점 찬스를 무산 시켰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타격 부진이 좀 처럼 회복되지 않아 안타깝다.
LG의 정주현은 동점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회 말 LG는 모처럼 기회를 만들며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민성이 안타를 치고 정주현의 안타 때 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오늘 롯데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가 마차도라면 LG는 정주현이라고 할 정도로 정주현의 타격감은 좋아 보였다.
5회까지 롯데의 프랑코는 69개, 수아레즈는 77개를 던지며 투구수 조절도 좋았다. 두 투수 모두 퀄리티 스타트 달성은 무난해 보였다.
롯데는 강태율의 2루타, 마차도의 안타로 1점을 내며 달아났다. 계속된 찬스는 LG의 김대유가 나오면서 무산되었다.
7회 초 1사후에 롯데의 포수 강태율은 좌중간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사실 홈런이 아닌 것이 아쉬울 정도로 너무 잘 맞은 2루타였다. 다음 타자 마차도는 이번 타석에서도 좌익수 방면에 잘 맞은 안타를 날리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롯데의 필승 불펜 김대우-최준용-김원중의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중요한 추가점이었다. 수아레즈는 투구수가 90개가 넘어가며 눈에 띄게 구위가 떨어졌다.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미스터 제로' 김대유에게 넘겼다. 수아레즈의 투구수는 98개였다. 수아레즈는 오늘 6.1이닝을 투구하였고 안타는 7개, 삼진은 5개를 기록했다. 역시 계산이 서는 투수였다.
김대유는 오늘도 1사에 주자를 2명이나 두고도 7회를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대유가 올 시즌 놀라운 것은 10경기에 8홀드를 챙겼다는 것도, 방어율이 0이라는 것도 아니라 승계 주자에게 아직까지 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위기 상황이라도 김대유만 내보내면 처리가 된다는 것이니 팀의 입장에서는 '승리를 위한 파랑새'라 하겠다.
오늘 경기의 결정적인 승부처는 역전을 만들어 낸 8회 말 LG의 공격이었다.
롯데는 7회를 필승 시나리오 대로 김대우가 삼자범퇴로 끝내고 8회를 최준용에게 넘겼다.
최준용은 150km 전후의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은 여전하였지만 체인지업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천웅의 안타, 홍창기가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의 찬스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 갔다. 롯데의 벤치는 롯데가 가장 믿는 클로저 김원중을 한 카운트 먼저 마운드에 올려 오늘 경기를 반드시 가져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타석에는 LG의 캡틴 김현수가 서 있었다. 김현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것에 누가 의문을 가질까? 그러나 이번 롯데와의 3연전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김현수는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김현수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타석에 선 것이다. 김현수는 김원중이 던진 초구를 통타하여 좌중월 2루타를 만들었다. 시리즈의 첫번째 안타였고 1, 2루에 있던 주자를 모두 불러 들이는 결승타였다.
LG는 2 : 1 로 끌려가던 경기를 김현수의 이 한방으로 2 : 3 으로 뒤집었다.
9회 초 LG는 고우석을 올려 이번 경기를,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 짓고자 했다.
롯데는 김준태와 대타 오윤석이 안타를 치며 끝까지 저항했지만 153km까지 나오는 고우석의 직구에 점수를 낼 수는 없었다.
롯데는 다 이긴 경기에서 김현수를 막지 못하면서 내주고 말았다.
모든 경기를 복기하면 그 장면마다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 최준용이 1사 1, 2루의 상황에서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2사를 만들었을 때 김원중으로 교체하지 말고 최준용을 믿어 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하나마나한 생각이 나를 계속 괴롭혔다.
8회 역전을 허용하면서 위닝시리즈도 LG에게 넘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