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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4월 30일 메이저리그 경기 결과 분석> LA 다저스 vs 밀워키 브루어스 1차전 : #선발투수 트레버 바우어 호투, #다저스 킬러 에릭 라우어, #밀러파크와 행크애런, 트레비스 쇼의 결승 투런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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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30일, LA 다저스 vs 밀워키 브루어스 시리즈 1차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강자 밀워키가 서부지구 LA 다저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올 시즌 4연전의 첫 경기를 가졌다.

 

'맥주로 시작해서 소시지로 끝나는 야구장'이 밀워키의 홈 밀러파크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홈구장은 맥주업체 밀러 쿠어스와 네이밍 계약을 맺어 '밀러파크'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팀명이 연고지인 밀워키가 미국 제 1의 맥주 양조 도시임을 상징하는 '양조업자들'이니 홈구장의 네이밍권자가 유명 맥주업체 '밀러'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팀이 밀워키 브루어스이지만 스몰 마켓 팀에도 불구하고 열광적인 홈팬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맥주로 시작해서 소시지로 끝나는 야구장' 밀러 파크가 있어서 였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심장 '밀러 파크'가 네이밍 계약이 종료되어 구장 명칭이 올해 부터 '아메리칸 패밀리 파크'로 변경된 것은 아쉽다. 그리고 쌩뚱맞고, 어울리지 않는다.

 

밀워키의 모든 선수의 소매에는 44번이 달려 있다. 44번은 밀워키의 전설 행크 애런의 등번호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올 시즌 오른쪽 소매에 44번 표시를 달고 뛴다. 44번은 밀워키의 전설 행크 애런의 구단 영구 결번으로 올해 1월 22일(미국 현지 시각) 타계한 것을 추도하고 그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행크 애런은 홈런 755개를 기록하여 배리 본즈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2위의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배리 본즈가 금지약물에 의지하여 세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행크 애런은 '위대한 진짜 홈런왕'이라 불린다. 행크 애런은 밀워키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를 시작했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메이저리그를 마감한 밀워키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역대 가장 투고타저가 심했던 시기에 뛰었던 행크 애런은 홈런 뿐만 아니라 정교한 타격을 갖춘 타점 머신으로 완성형 타자를 상징한다.

 

올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는 2018년 지구 우승을 했을 때와 유사한 초반 페이스로 현재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최강 전력이라는 2020년 챔피언이자 현 서부지구 1위 LA다저스를 맞아 어떤 경기를 펼칠지 설레이며 어제 밤잠을 설쳤다.

오늘 양팀의 선발 투수는 무게감에서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LA 다저스는 그토록 염원하던 사이영상을 2020년 결국 수상하고만 에이스 트레버 바우어가 선발로 나선다. 바우어는 오만적이고 독선적인 성격으로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야구를 잘하고픈 욕구가 너무 심해 그렇게 보인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영 상을 수상한 2020시즌 바우어는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방어율 1.73,  그리고 WHIP 0.795의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올 시즌 LA 다저스로 이적한 바우어는 5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3승을 수확했으며 방어율 2.53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밀워키는 바우어에 비해 이름값이 많이 떨어지는 에릭 라우어가 마운드에 오른다. 밀워키의 선발 라인이 부상자가 속출하며 위기를 맞은 탓이다. 라우어는 지난 시즌 선발로 2경기에 나와 2패만을 기록했으며 방어율이 13.09에 달할 정도로 부진했었다. 올 시즌에도 라우어는 밀워키의 선발 경쟁에서 뒤처지며 마이너에서 시작했으며 이번 경기를 위해 콜업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오늘 경기는 별로 기대할 것 없이 다저스의 낙승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으니 라우어는 LA다저스에 유독 강한 경기 기록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지금까지 라우어는 다저스와 통산 7경기에 등판하였는데 5승 무패의 극강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이후 다저스를 상대한 투수 중 가장 낮은 방어율(2.11)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가 바로 에릭 라우어다.

기록은 역시 무시할 것이 못되는 것 같다. 먼저 실점한 것은 예상과 달리 LA 다저스의 트레버 바우어 였다.

4회 말 밀워키는 2사 후에 깜짝 쇼를 벌였다. 짧았지만 강렬했고 오늘 경기는 여기서 승부가 났다.

오늘 바우어는 패스트볼의 제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4회에도 2사를 잘 잡아 놓고 4번 타자 아비세일 가르시아에게 파울 타구 이후 볼을 거푸 4개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트레비스 쇼를 맞아서도 연속해서 볼을 2개 던지며 볼카운트가 몰렸다. 이후 연속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졌는데 세번째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우측 하늘을 가르는 큼지막한 홈런이 이어졌다. 0 : 2, 이 점수가 결승점이었고 오늘 밀워키가 올린 점수의 전부였다.

트레비스 쇼는 내가 원망을 많이 했던 선수였다. 작년 시즌 토론토의 류현진이 투구 때 마다 불안했던 3루수가 바로 트레비스 쇼 였다. 그 뿐인가? 결정적인 순간에 타석에 들어서 무성의한 헛스윙을 연발하며 찬스를 무산시키던 선수가 트레비스 쇼 였다. 악연은 그의 아버지까지 뻣치는데, 그의 아버지 제프 쇼는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호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 놓으면 마무리 투수로 나와 번번히 불쇼를 벌이며 박찬호가 승리투수가 되는 것을 방훼하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트레비스 쇼가 올 시즌 밀워키로 와서는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안정적인 3루 수비와 오늘 같이 영양가 높은 홈런을 날리고 있으니 토론토에 있던 그 선수가 이 선수인가 싶다.

 

밀워키의 라우어는 5이닝 동안 환상적인 투구를 했다. 다 좋았지만 오른손 타자의 아웃코스 스트라이크 선상을 들고 나는 체인지업은 환상적이었다. 안타는 산발4개만 허용하며 무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 갔다. 5이닝을 마쳤을 때 투구수가 73개였으니 1, 2회 정도는 더 던질 수도 있었지만 벤치는 냉정했다. 이후 밀워키는 6회 브래드 박스버거, 7회 파이어라이젠, 8회 데빈 윌리엄스가 순서대로 나오며 무실점으로 다저스의 타선을 요리했다. 

 

다저스의 트레버 바우어는 8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완투했다. 아쉬운 패전투수가 되었다.

 

다저스의 바우어는 오늘 패했지만 독한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의 제구가 되지 않아 고전하는 와중에도 강력한 구위로 밀워키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다저스는 최근 불펜진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불펜진이 엷어진 상태였다. 이런 팀 사정으로 에이스급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끌어주기를 바랬는데 오늘 바우어가 그랬다. 8이닝 전체를 오롯히 혼자 책임지며 투구수 113개를 기록했다. 피안타는 투런 홈런 포함 4개에 불과했다.

 

다저스는 9회 철벽 마무리 조쉬 헤이더를 끝까지 물고 괴롭혔다. 조쉬 헤이더는 올 시즌 첫 실점을 허용했지만 승리를 지켰다.

 

다저스는 8회까지 밀워키의 투수진에 막혀 있었지만 9회 초에 반격을 시작했다.

9회를 책임지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밀워키의 조쉬 헤이더는 오늘 경기 전까지 8경기에 나와 안타를 1개만 허용하고 방어율 0을 기록하고 있는 클로저 중에 클로저다. 다른 팀이었다면 반격은 커녕 불펜에서 몸을 풀기만 해도 기가 죽을 판이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다저스다.

선두 타자 테일러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헤이더가 나오자 마자 초구를 때려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당황한 모습이 헤이더의 얼굴에 역력했다. 다음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 세웠지만 보크를 범하며 테일러는 2루까지 진출했다. 2사 2루의 상황에서 오스틴 반스가 좌전안타를 만들며 1점을 추격했다. 헤이더가 올 시즌 처음 실점을 허용했다. 계속되는 2사 1루에서 무키 베츠가 타석에 서며 찬스를 이어가기를 바랬으나 헤이더가 더는 용납하지 않았다. 우익수 플라이 아웃. 1 : 2 로 밀워키가 1차전을 먼저 가져갔다.

다저스는 선발투수의 무게에서 현저히 앞섰지만 예상치 못한 천적 투수의 호투에 예상 외의 일격을 당했다. 그러나 9회 철벽 마무리 조쉬 헤이더를 상대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며 강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힘으로 보여 주었다. 내일은 밀워키의 영건 프레디 페랄타가 선발로 나서는 날이다. 오늘도 잠을 설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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