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vs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차전
어제 양팀의 1차전에서 샌디에이고는 애리조나의 메릴 켈리에게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고, 카슨 켈리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면서 5 : 1로 패배했다. 투수 켈리와 포수 켈리에게 1패를 당했다.
오늘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로 라이언 웨더스를, 애리조나는 테일러 와이드너를 예고 했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의 라이언 웨더스는 선발 출전을 했으나 1회 평소의 구속이 나오지 않고, 투구폼이 부자연스러운 것이 벤치의 눈에 띄어 1회만 마치고 2회에 바로 교체되었다.
애리조나는 예고했던 테일러 와이드너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대체 자원 라일리 스미스가 오늘 선발로 나왔다. 양팀 모두 계획했던 선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불펜을 조기 가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팀은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선발투수들이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불펜으로 경기를 끌어가야 한다.
양팀은 오늘 선발라인업이 어제와 조금 차이가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타격 슬럼프가 장기화되고 있는 크로넨워스를 쉬게 하고 선발 2루수로 오랜만에 김하성을 기용했다. 그리고 코로나 검사를 받은 윌 마이어스를 대신하여 호르헤 마테오가 우익수로 나왔다.
애리조나는 어제 도루 후에 무릎에 이상을 느낀 윌 칼혼이 빠지면서 외야 자원이 많이 바뀌었다. 어제 1루수 였던 파빈 스미스가 중견수로 나가고 , 어제 우익수로 출전했던 닉 히스가 빠지고 조슈아 로하스가 들어왔다. 1루는 와이어트 마티센이 맡았다.
애리조나의 와이드너를 대신 하여 나온 스미스는 4회까지 잘 던졌다. 스미스는 칼 같은 제구력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를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을 활용하여 기대보다 긴 이닝을 끌어주었다.
양팀은 애리조나의 라일리 스미스는 예상외로 잘 던지며 이닝을 끌어갔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초반 2실점을 하며 어제 경기를 재현하는가 했다.
반면 라이언 웨더스를 이어 나온 샌디에이고의 닉 라미레즈는 나오자마자 실점했다.
2회 말 갑작스러운 교체에 준비가 채 되지 않은 라미레즈는 선두타자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에게 2루타, 그리고 2사 후에 닉 아메드에게 2루타를 내어 주며 1실점했다.
4회 말 애리조나 공격에서는 오늘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와이어트 마티센이 바뀐 투수 우완 언더드로우 노스 크래프트의 가운데로 몰린 싱커를 통타하여 좌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점수 차이를 2점 차이로 벌리며 어제 경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경기를 몰고 갔다.
4회까지 애리조나의 선발 라일리 스미스에게 샌디에이고 타선이 묶이면서 어제 경기가 재현되나 하는 생각이 들던 찰라 샌디에이고의 타선은 터지기 시작했다. 날랑 말랑 나지 않던 점수가 나기 시작한 곳에 김하성이 있었다.
5회 초 샌디에이고 공격에서 프로파와 카라티니가 무사에 연속 안타를 치며 후속 타자 김하성에게 밥상을 차려 주었다. 오랫 동안 차려 놓은 밥상을 먹지 못하던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2루 주자를 불러 들였다. 이 안타가 된 공을 애리조나의 우익수 로하스가 한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더듬거리자 1루 주자 카라티니는 홈으로 쇄도했고, 김하성도 2루에 안착했다. 순식간에 2 : 2 동점이 되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한 샌디에이고의 타선은 멈출 줄을 몰랐다. 바뀐 투수 부카우스카스를 대타 토미팸, 타티스 주니어, 트렌트 그리샴, 매니 마차도까지 안타를 만들며 7타자가 연속으로 애리조나의 마운드를 폭격했다. 점수는 6 : 2 까지 벌어졌다. 현재 불펜 방어율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샌디에이고의 다양한 유형의 불펜진을 고려했을 때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6회 초 샌디에이고의 크로넨워스는 대타로 나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7 : 2 를 만들었다.
샌디에이고는 내일 이동 휴일로 게임이 없어 필승조에 여유가 있었다. 컨디션 조절도 할 겸 6회 말부터는 불펜 필승조를 가동하며 애리조나 타선을 추가 1실점으로 막았다. 6회 말 필승조 에밀리오 파간이 부진하며 1실점을 허용했을 뿐 이후 왼손 언더드로우 팀 힐, 강력한 볼끝의 드류 포머넌츠, 클로저 마크 멜란슨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 터지자 모처럼 타선에 불이 붙었다.
타선에 불이 붙으니 승리가 쉬웠다.
반면 샌디에이고의 타선은 8회 초 다시 터지며 10 : 3 이 되었다.
8회 득점의 중심에도 김하성이 있었다. 5회와 마찬가지로 프로파와 카라티니가 무사에 출루하며 1, 2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김하성은 98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는 '쿠바 특급' 요안 로페즈에게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리며 2루 주자 프로파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 후 계속된 찬스에서 샌디에이고는 대타 마이어스의 안타, 타티스 주니어의 담장 상단을 때릴 뻔한 희생플라이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대타로 나온 윌 마이어스는 코로나 밀접 접촉자와 접촉한 기록이 있어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으로 판정되어 경기에 대타로 나왔다. 마스크를 하고 경기를 나왔으나 '음성이라고 하더라도 저렇게 경기에 나와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다.
불펜의 힘은 확실히 샌디에이고가 앞섰다.
9회 초에 샌디에이고의 호르헤 마테오가 데뷔 첫 마수걸이 투런 홈런을 날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애리조나는 투수 캐빈 긴켈을 내리고 3루수 카브레라를 마운드에 올리며 항복 사인을 보냈다.
오늘은 양팀 모두 예정했던 선발 투수가 예상하지 못한 부상을 당하면서 처음부터 꼬인 경기였다. 결국 불펜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기였는데 불펜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리그 최강 전력인 샌디에이고에게 애초에 기울어진 경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꽉 막혀서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의외로 고전하던 샌디에이고의 막힌 혈을 뚫어준 사람이 김하성이다. 5회에 김하성이 만든 첫 타점이 빅이닝의 시작이 되었고, 8회 역시 김하성이 타점의 시발점이었다. 또한 그 동안 김하성의 약점이라고 지적되었던 '아웃코스 공을 무리하게 당겨친다는 것'과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한다'의 2가지를 한번에 해소한 경기라 의미가 있다. 오늘 첫번째 안타는 아웃코스로 타고 나가는 공을 밀어쳐서 만든 안타이고 2루타는 빠른공을 당겨쳐서 만든 공이었다.김하성이 빠른 적응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는 징조로 보인다.
김하성은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그의 선전을 응원한다.
김하성이 젊은 내야수라는 점에서 향후 1, 2년간의 메이저리그 적응 기간을 거친 후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것이라는 김하성의 전략은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고,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야의 마차도와 타티스가 모두 젊은 야수로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팀과 장기 계약을 맺은 자원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것이 맞는 전략이었는지 오늘의 활약을 보며 문득 드는 생각이었다. 부진하던 크로넨워스의 홈런을 보며 그런 생각이 더 짙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