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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5월 2일 프로야구 결과 분석> SSG vs 두산, LG vs 삼성, 한화 vs 롯데 시리즈 3차전 : 박계범, 김인태, 양석환 홈런으로 두산 위닝시리즈 / 이원석 결승타, 고우석 블론으로 삼성 스윕 승 / 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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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일, 

 

"왜 두산만 가면 그들은 강해지는가?"

SSG 랜더스 vs 두산 베어스 잠실시리즈 3차전

 

어제 SSG의 무서운 뒷심에 아쉽게 무너진 두산은 오늘 경기를 이겨 위닝시리즈로 분위기를 반전하고자 한다. 

두산은 선발 투수로 '제구력의 마법사' 유희관을 투입한다.

유희관은 군 제대한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10승 이상을 거둬준 투수이다. 공은 느리지만 공이 상하좌우 무브먼트가 국내 정상급 투수인 유희관은 작년 후반기부터 공의 회전수가 떨어지며 무브먼트가 줄었다는 평을 받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느리던 구속마저 더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리그 최고 수준의 제구력은 여전하며 장호연을 연상하게 하는 능수능란한 경기 운용으로 오늘 경기를 어떻게 요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SSG는 어제의 여세를 몰아 2연승에 도전한다.

선발은 어제 프로 첫승을 기록한 키움의 김정인의 형 김정빈이다. 동생의 선발 첫승에 자극 받은 형이 어떤 피칭을 보여 줄 지 새삼 궁금하다.

 

오늘 두산은 홈런 3개로 경기를 끝냈다. 아니 홈런 3개 외에는 점수가 없었다.

2 : 0  으로 뒤지던 3회 말에 '오재일의 보상선수' 박계범이 투런 홈런을,  4 : 2 로 뒤지던 4회 말 '만년 유망주' 김인태가 쓰리런 홈런을, 4 : 5 로 근소하게 앞서 가던 5회 말 '함덕주와 트레이드'한 양석환이 쓰리런 홈런을 치며 8점을 득점했다.

이 후 SSG가 7회 초에 1점을 따라왔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난 후 였다.

오늘 3회 홈런을 친 박계범은 삼성에서 만년 백업 내야수 였다. 매년 주전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았지만 가까울 뿐 주전이 된 적은 없었다. 그랬던 박계범이 FA 오재일의 보상 선수로 두산 이적 후 달라졌다. 달라지고 있다. 수비는 예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내야 어디에 갔다 놓아도 손색이 없는 수비 였다. 많은 선수들이 떠나면서 두산의 내야는 많이 엷어져 있었지만 박계범이 빈 곳을 매우면서 맹활약했다. 주전으로 타석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지니 타격도 슬슬 꿈틀대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간간히 영양가 있는 안타를 생산하며 하위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던 터 였다. 그랬던 박계범이 급기야 오늘 홈런을 날리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4회 홈런을 친 김인태는 그야 말로 만년 유망주 소리를 듣던 선수다. 천안북일고 시절 5툴을 다 갖춘 타자이자 좌완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 였다. 프로에 와서도 데뷔 첫해부터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는 최고의 선수였지만 퓨처스 최고의 스타이지 1군에 오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의 영향도 있었지만 김인태는 좀 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갔다. 그러던 김인태가 올 시즌 부상과 이적으로 엷어진 두산의 외야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하면서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 주고 있다. 급기여 오늘 알토란 같은 홈런을 날린 것이다.

5회 홈런을 친 양석환은 트레이드 이후 LG 좋은 일만 시켜 주었다는 팬들의 비난에 힘겨워 했다. 그런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시즌 초 1할도 안되는 타율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랬던 양석환이 최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중심 타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오늘도 치열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으로 두산 중심 타자의 힘을 보여 주었다.

흙 속의 진주는 누가 흙을 걷어내고 찾아내는 사람이 있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

두산은 육성팜이 어느 다른 경쟁팀에 비해 훌륭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지 오래다. 또한 빈 곳을 위해 실행하는 과감한 트레이드 역시 한 수 위다. 재미 있는 것은 두산의 트레이드는 항상 손해 봤다고 초기에는 욕을 먹지만 결국 승자는 두산이라는 점이다. 

흙속의 진주를 찾아내고 더 빛나게 가공하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두산의 벤치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오늘 5이닝을 고전 끝에 막아 내고 승리 투수가 된 유희관 선수에게도 축하를 전한다. 세월이 참 무상하다. '어린 투수가 어린 투수 답지 않은 노련한 투구를 해요. 대단합니다!'라던 유희관이 힘에 밀리는 노장 투수가 되었으니 말이다. 오늘 무상함을 느끼게 한 또 다른 투수가 있었다. 두산의 장원준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0승 이상을 꾸준히 올려주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장원준이 너무 많이 던진 과거와 세월의 무게 앞에 에이스에서 물러나 좌완 스페셜 리스트로 오늘 마운드에 섰다. 상대한 타자는 3명, 아웃 카운트 2개를 잡고 마운드를 내려 갔다. 장원준의 오늘 역할이 하찮거나 초라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세월이 야속할 뿐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독한 야구가 된다."

LG 트윈스 vs 삼성 라이온즈 대구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에 하나인 LG 트윈스를 맞아 2연승을 거두었다.

오늘 경기에서 삼성은 에이스 부캐넌이 선발로 나오며 내친김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을 기세다.

LG는 2019년 입단한 신인 이상영이다. 이상영은 193cm의 건장한 좌완 투수로 김윤식과 함께 늘 대체 선발 1순위로 꼽히는 투수다. LG는 이번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선발투수가 어긋나며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삼성은 원태인과 부캐넌의 원투펀치가 나온 반면 LG는 신인급인 김윤식-이민호-이상영이 3연전에 차례로 나왔다.

 

LG는 1회에 1점, 2회에 2점, 그리고 7회에 1점을 득점하여 오늘 4득점하였다.

1회 초에는 19년 입단이래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다 올 시즌 2군에서 4할대 타율을 보이며 콜업된 문보경이 연이틀 선발 출장한 것을 자축하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득점하였다.

 

삼성은 1 : 0으로 뒤진 4회 3점을 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4회 말 경기에서 구자욱이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이원석의 희생플라이 때 홈송구를 포수가 빠뜨리며 1점이 2점이 되었다.

 

LG는 6회와 7회에 연속 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6회 초에는 2사 만루의 찬스에서 유강남이 중전안타로 두명의 주자를 불러 들였다. 3 : 3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안타였다.

7회 초에는 김현수가 2루타를 날리며 추가 1득점, 4 : 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LG는 오늘 전 경기까지 13승을 거두었다. 13승 중에 6경기의 결승타가 김현수였다라는 것은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김현수의 클러치 능력을 높이 평가할 수도 있겠으나 강팀의 조건은 매 경기마다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타격에 있어서 김현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LG의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다.

 

내가 뽑은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7회 말 삼성의 공격이었다.

7회 말에 삼성 박해민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와 김헌곤의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하자 LG는 바로 '미스터 제로' 김대유를 투입했다. LG는 1사 3루의 위기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가져가려는 전략이었다. 이 때 삼성은 1, 2차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친 이학주를 대타 김호재로 교체했다. 김호재도 정밀한 타격 재능을 가진 선수이지만 한창 방망이가 뜨거운 이학주에 비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교체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퀴즈 번트'

이학주보다 번트 능력이 좋은 김호재를 기용하고 발 빠른 3루 주자 박해민을 적극 활용한 작전은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여기서 김대유에게 막힐 경우 허무하게 경기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한 삼성 벤치가 독한 야구를 한 것이다.

점수는 다시 4 : 4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늘 승부가 갈린 것은  바로 다음 이닝인 8회였다.

8회 말 삼성의 선두타자 피렐라가 안타로 진루했다. 믿었던 강민호는 김대유의 구위에 눌려 삼진아웃 당했지만 후속 오재일은 볼넷을 거르며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내일과 모레 경기가 없는 점을 감안한 LG벤치는 이 위기에서 클로저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1승을 위한 총력전이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고우석과 다음타자 이원석의 대결은 기대와는 달리 싱거웠다.

이원석이 고우석의 커브를 받아 쳐 2루타를 만들며 1루와 2루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경기는 이렇게 끝났다.

삼성이 LG와의 3연전을 모두 가져갔다.

삼성은 오늘 독한 야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홈런 잘 치고,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등등 큰 그림의 승부에서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꼭 1점을 내야 할 때, 반드시 1점을 지켜야 할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스몰야구가 되어야 한다.

삼성은 리그의 또 다른 강자 LG를 만나 큰 싸움도 작은 싸움도 한수를 가르쳐 주며 누가 진짜 강자임을 뽐냈다.

삼성은 뽐내도 된다. 분명 그럴 자격이 있었다. 

 

 

 

 

"득점은 어렵게, 실점은 쉽게.. 롯데 이렇게는 어렵다."

한화 이글스 vs 롯데 자이언츠 부산시리즈 3차전 

 

한화는 오늘 올 시즌 기량이 급상승하며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 주고 있는 김민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우는 한화 입단 당시 부터 에이스로 성장할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성장이 정체되는 듯 하여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워했다. 

올 시즌 김민우의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주어 고마운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롯데는 2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노장 노경은의 호투로 반전하고자 한다.

노경은 올 시즌에 2경기에 나와 1승 1패를 기록하며 11이닝을 버티어 주며 무너진 롯데 한국선발투수라인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경기 모두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롯데의 마운드를 노경은이 지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 롯데는 정훈이 2회 말에 쓰리런 홈런을, 3회 이대호가 솔로 홈런을 치며 경기를 쉽게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롯데는 득점한 후 바로 이어지는 이닝에 점수를 허용하면서 승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4회 초 한화는 선두타자 하주석이 안타로 출루하더니 후속 안타 2개와 2루타를 묶어 간단하게 3점을 추격했다. 

어렵게 쌓은 득점을 또 다시 쉽게 실점하며 분위기를 한화로 넘겨 주었다.

물론 투수력이 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화도 투수력이 뛰어난 팀은 아니다.

야구는 누가 뭐래도 흐름의 게임이다. 이런 식으로 넘어 온 흐름을 쉽게 내주어서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다.

한 박자 늦는 투수 교체 타이밍도 아쉽다. 내일부터 이틀을 쉬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는 남은 불펜을 모두 소진해도 큰 영향이 없다. 구위가 떨어진 노경은을 4회 위기 상황에서 교체하지 않은 것은 5회 교체로 나와 세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구승민을 보며 왜 일찍 바꾸지 않았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결승점이 된 6회 역시 5회 KKK 이후 구속이 3~4km 이상 떨어진 구승민을 빨리 교체하지 않고 끌고 가다가 위기를 맞은 것 역시 마찬가지 였다. 아무리 노장이고 최근 구위가 좋은 김대우라 하더라도 투수로는 경험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길 필요가 있었다. 

 

6회 초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만들어 놓고 구승민은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겼다. 다음타자 최재훈은 희생번트로 김대우를 더 압박했고 다음타자 박정현은 흔들리는 김대우의 공을 가볍게 밀어쳐 안타를 만들었다. 결승타 였다. 점수가 나며 압박이 줄어들자 김대우는 이전의 구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미 점수는 5 : 4 로 역전이 된 후 였다.

경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한화는 김민우 이후 윤대경, 강재민, 정우람과 같이 현재 한화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불펜을 총 동원하며 승리를 지켰다. 반면 롯데는 무기력했다.

 

한화의 거센 기세 앞에 롯데는 하염없이 무너지며 스윕을 내주었다.

롯데는 짧은 기간이지만 주어진 이틀간 많은 부분에서 정비를 갖추어야 할 것 같다.

롯데는 어제부터 최하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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