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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5월 6일 프로야구 결과 분석> LG vs 두산, 기아 vs 롯데, 삼성 vs 한화 경기 : 수아레즈 승리를 이끌다 / 롯데 5연패 탈출 / 한화 연장 끝에 삼성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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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6일, 

 

"수아레즈, LG의 두산전 2연승을 이끌었다."

LG 트윈스 vs 두산 베어스 잠실더비 2차전

 

오늘 경기에서 LG는 선발 수아레즈를 출격하며 어제의 승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중 단연 돋보이는 투수다.

 

반면 두산은 역시 외국인 선발투수 미란다를 내세워 어제의 아쉬운 패배를 되갚고자 한다,

그러나 나는 이전 칼럼에서 여러 차례 미란다와 롯데의 프랑코에 대한 비판적인 논지를 유지해 왔다. 미란다와 프랑코는 두 투수 모두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보유한 구위가 뛰어난 투수다. 문제는 제구력이다. 좀 상세히 말하면 제구력은 갖추고 있으나 커맨드가 되지 않는 투수다.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상하 경계선을 넘나 드는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칠테면 쳐 봐라.'는 식으로 가운데로 던지는 유형의 투수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되는 날과 안되는 날의 기복이 크다. 되는 날은 가운데를 보고 던졌음에도 좌우 또는 상하로 저절로 공이 제구가 되며 놀라운 투구를 보이기도 하지만 안 되는 날은 한가운데로 공이 몰리며 통타를 당한다. 또한 상대 타자들이 배트를 짧게 잡고 치기 어려운 공은 커트하면서 공을 많이 던지게 하면 제풀에 볼을 난발하며 무너지는 유형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용규놀이'를 하는 타자가 드물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타자들은 이런류의 교타자가 즐비하다.

미란다는 두산의 견고한 수비 능력의 덕을 보며 지난 경기들에서 준수한 투구를 보여 왔지만 LG의 까다로운 타자들에게도 좋은 투구를 보여 줄 수 있을지 오늘 관전의 포인트다.

 

오늘 경기는 예상했던 바와 같이 선발의 무게감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산의 선발 미란다는 4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면서 6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국 제구력이 미란다의 발목을 잡았다. 볼넷을 6개나 허용했다. LG의 타자들은 미란다의 공을 컷트해 내며 공을 골라 볼넷을 유도했고 볼넷을 허용하고 나면 미란다는 마음이 급해지며 가운데로 공이 몰렸고, 몰린 공은 여지 없이 장타가 되었다. 

상대가 수아레즈인 상황에서 6실점은 이미 경기를 내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LG의  수아레즈는 7이닝 동안 2실점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3회 오랜 자숙의 시간을 거쳐 돌아온 두산의 강승호에게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내주었고 6회 박건우에게 2루타를 내어주고 페르난데스의 내야안타로 추가 1실점했을 뿐 특별한 위기 상황조차 만들지 않았다.

LG는 라이벌 두산에게 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잠실로 한화를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다.

두산은 2연패를 당하며 광주를 향했다. 패배 속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강승호라는 대형 내야수가 두산에서 컴백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롯데, 5연패 탈출. 롯데 0 : 9로 이기던 경기를  9 : 9로, 그리고 9 : 17로 승리"

기아 타이거즈 vs 롯데 자이언츠 영남더비 2차전

 

0 : 9 로 앞서던 경기를 9 : 9 로 동점을 허용한 롯데도, 동점을 만들고도 다시 8점을 한 이닝에 허용하며 무너진 기아도 팀전력이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늘 기아의 선발은 '기아의 미래'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2회에 흔들리며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흔들리는 이의리를 야수들이 돕지 못했다. 돕기는 커녕 실책을 연발하며 2실점을 헌납했다. 야수의 연속 실책으로 2실점을 하자 이의리는 더욱 흔들리며 안타2개와 볼넷을 허용하며 추가 3실점했다.

3회에도 안치홍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이의리는 3회까지 6실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회에 이의리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남재현은 마차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마차도는 도루를 하며 남재현을 괴롭히더니 이에 흔들린 남재현이 폭투 상황에서 3루까지 진루하더니 후속타자의 내야 땅볼 때 홈까지 들어왔다. 이후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추가 2실점을 허용하며 남재현마저 1이닝 동안 3실점을 허용했다.

이의리가 6실점, 남재현이 3실점하여 4회가 끝났을 때 점수는 0 : 9 로 롯데가 크게 앞서고 있었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프랑코는 5회에 7실점하며 무너졌다.

기아의 터커가 2루타로 2타점을 올리더니 다음타자 이정훈이 3점 홈런을 날리며 단숨에 5점을 따라 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태진이 3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롯데의 벤치는 이제야 결단을 내린 듯 투수를 프랑코에서 김대우로 교체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이야기 한 것 처럼 롯데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항상 한 타이밍이 늦고 후속 투수의 부담이 너무 큰 상황에서 투수 교체를 한다. 오늘도 그랬다. 부담을 느낀 다음 투수 김대우는 마운드에 올라 첫 상대를 한 김민식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기아는 5회에 홈런을 2방이나 날리며 단번에 7점을 추격하며 7 : 9 까지 따라 잡았다.

 

6회 초 기아의 공격 때에도 김대우는 마운드에 올랐다. 김대우는 오늘 예전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거기에 운도 따르지 않았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친 2루 땅볼을 안치홍이 공을 한번 떨어 뜨리며 최원준을 1루에서 아웃시키지 못했다. 다음타자 터커는 2루타를 치며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이정훈은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였으나 4번타자 유민상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상황이 되었다. 김대우는 유민상을 상대하면서 볼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기서 롯데 벤치의 대처는 또 아쉬웠다. 김대우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음타자 김태진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잘 맞은 안타를 때리며 2, 3루의 주자들을 홈에 불러 들였다. 0: 9 에서 시작한 경기가 9 : 9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이제야 움직였고 투수를 김대우에서 최준용을 교체했다. 최준용은 어려운 상황에 나와 흔들리는 듯 하며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막아냈다. 최준용의 삼진 두개는 넘어가던 승기를 되돌렸다.

 

6회 말 롯데의 공격에서 롯데는 8점을 득점하며 승리를 굳혔다.

롯데는 1사 이후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안치홍의 좌중간 2루타로 2점을 득점했다. 득점 후 바뀐 기아의 투수 이승재는 후속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수습하는가 했으나 2사 이후 김준태의 내야 안타로 1실점, 보크로 추가 1실점, 그리고 마차도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계속 안타를 허용하자 투수를 김현수로 교체하였으나 터지기 시작한 롯데의 타선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추가 2실점하여 6회 말에만 대거 8실점을 허용했다.

오늘 경기는 이렇게 롯데가 9 : 17 로 승리했다. 롯데는 승리함으로써 5연패를 끊었다.

오늘 경기를 양팀의 타선이 폭발한 명승부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롯데는 9점이라는 리드를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는 벤치의 능력이 아쉬웠다. 한 박자 늦는 투수 교체 타이밍과 가장 어려운 상황에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투수 교체 역시 아쉽다. 롯데 벤치의 너무 뻔한 투수 교체와 구위가 좋은 투수 한두명을 집중적으로 박빙의 경기나 이기고 있는 경기에 무차별로 투입하는 불펜 운영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여간 나는 오늘 경기를 보며 찝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한화 연장끝에 삼성 물리쳐.."

삼성 라이온즈 vs 한화 이글스 시리즈 2차전 

 

전통의 명문 구단들은 유사한 스타일의 투수들을 배출하는데 두산은 장호연과 유희관 같은 투수 계보를 만든다. 삼성의 오늘 선발 백정현은 삼성의 성준, 전병호의 계보를 잇는 삼성의 기교파 좌완투수다. 삼성의 기교파 좌완투수들은 투구 인터벌을 길게 또는 짧게 조절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에 익숙하고, 느린 커브가 일품이고, 그리고 강속구라 할 수는 없지만 직구가 송곳같이 좌우를 찌르는 특징이 있다. 백정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화 이글스는 취약한 선발 라인을 윤대경과 김범수로 메우는 전략을 선보이며 쉽게 경기를 내어주지 않고 있다. 외국인 선발 2명은 나름대로 견고함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오는 경기는 정상대로 투수진을 운영한다. 선발이 취약한 나머지 경기에서는 3회 또는 4회 정도에 윤대경을 투입하여 2~3회를 끌어줌으로써 상대편 선발과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만약 윤대경으로 벅차다면 파이어볼러 김범수까지 그 뒤에 붙인다. 요즘 윤대경은 예전 김성근 야구의 김현욱을 생각나게 한다. 차이가 있다면 김현욱은 거의 모든 가능한 경기에 투입되었다면 윤대경은 외국인 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 그리고 치밀한 계획 하에 체력을 조절하며 투입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선발 배동현이 3이닝 동안 3실점을 하고 내려가자 윤대경이 2.2이닝을 뒤를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삼성의 타선을 막았다.

삼성의 백정현이 5이닝 동안 4실점했는데 한화는 5.2이닝 동안 2명의 투수가 3실점을 하며 양팀의 균형을 맞추었다. 

 

한화는 6회까지 3 : 5로 앞서고 있었지만 믿었던 김범수가 7회 초에 2실점하며 동점이 되었다.

삼성은 1사 이후 구자욱이 볼넷으로 1루에 진루하였다. 다음 타자 피렐라는 김범수의 147km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근처에 떨어지는 큰 플라이를 날렸다. 워낙 힘있게 날아간 타구였기 때문에 처리하기 쉽지는 않았으나 한화의 중견수 노수광 정도의 수비 능력이라면 잡아 주었어야 하는 공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공은 노수광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튀어 나왔다. 2루타로 기록되었지만 아쉬었다. 이 공이 처리가 되지 않으면서 1사 2, 3루의 찬스가 되었다. 찬스에서 오재일이 안타로 1점, 박승일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득점하며 경기는 다시 5 : 5 원점이 되었다.

삼성은 심창민, 최지광 같은 필승 불펜을 총동원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고, 한화는 정우람까지 투입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 한화의 윤호솔은 삼성의 타선을 막아냈지만 삼성의 김대우는 2사를 잘 잡아 놓고 노수광에게 안타,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어주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위기 상황에서 다음타자 박정현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다시 허용하며 2루 주자에게 홈을 허용했다. 끝내기 안타였다.

잘 나가던 삼성은 한화의 끈질긴 저항에 결국 승을 내주었다.

한화는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오늘 내가 뽑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승부가 결정난 장면이 아니었다.

6회 말 한화 공격 전에  한화의 워싱턴 타격코치가 정진호에게 스윙을 올려치라며 스윙을 교정해주는 모습이 잠깐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정진호는 삼성의 바뀐 투수 양창섭의 초구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었다. 2루타를 치고 대주자로 교체되어 벤치로 돌아온 정진호를 워싱턴 코치가 크게 반기며 칭찬하는 모습 역시 카메라에 잡혔다. 마치 '잘했어! 내가 말한대로 하니까 되지? 정말 대단했어!' 라고 워싱턴 코치가 정진호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한화는 이렇게 서로 격려하고 독려하면서 강한 팀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워싱턴 코치의 조금은 격한 환호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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