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8일,
미세먼지로 취소되었던 어제 경기는 오늘 더블헤더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늘 낮시간에도 미세먼지 경보가 걷히지 않아 저녁 5시에 열리는 각 지역의 1경기만을 소화하였다.
"킹험, 2루 베이스 맞고 튀는 안타로 흔들리며 라모스에게 쓰리런 홈런을 헌납"
한화 이글스 vs LG 트윈스 잠실더비 1차전
오늘 한화는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킹험을, LG는 한국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정찬헌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한화는 3, 4, 5 선발을 맡고 있는 한국인 투수가 취약하기 때문에 오늘 출격하는 킹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킹험 마저 무너질 경우 연패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에이스의 역할은 중요하다. 또한 오늘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어야 불펜 운영도 원할하기 때문에 이닝이터로서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LG의 외국인 원투 펀치는 리그 최강이라는 것이 입증된 사실이다. 따라서 3선발 정찬헌이 지금 처럼 안정감을 보여 준다면 리그 우승과 보다 가까울 수 있다. 게다가 작년에 선발로 좋은 역할을 했던 임찬규와 이민호가 올 시즌 부진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정찬헌의 가치는 더욱 높다.
오늘의 승부처는 5회 LG의 공격이었다.
5회까지 한화가 LG를 2 : 1 로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있었다.
LG는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킹험의 구위가 워낙 좋았고 2사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채은성이 때린 공이 땅볼로 투수 키를 넘어 2루 베이스를 향했다. 2루 베이스 뒤에는 수비 시프트로 자리를 옮겨 잡은 유격수 박정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정현이 손쉽게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을 것을 예상했으나 공은 2루 베이스를 맞고 좌중간으로 튀며 안타가 되었다. 2사 이후였기 때문에 2,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황당한 상황에 지금까지 좋은 투구를 보였던 킹험은 흔들렸다. 다음타자 라모스에게 우익수 뒤를 넘어가는 쓰리런 홈런을 맞았다. 베이스에 공이 맞으며 만든 작은 승부의 틈이 순식간에 5점으로 변하며 승부를 갈랐다. 점수는 2 : 6 으로 크게 역전되었다.
LG는 7회 말 공격에서 요즘 최고의 주목을 받는 신인 문보경이 2루타로 2득점을 추가하였고, 유강남이 연속 2루타로 1점을 득점하였다. 8회 말에도 오늘 '2루 베이스 맞히는 안타'의 주인공 채은성이 투런 홈런으로 2득점하며 2 : 11 로 승리했다.
오늘 경기는 호투하던 킹험이 운 나쁜 안타 하나에 흔들리며 팀 전체가 무너졌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자 다이너마이트 화력을 자랑하던 타선마저 터지지 않았다. 승부처 5회가 지나자 한화는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두산 장승현의 결승 쓰리런 홈런에 빛 바랜 터커의 홈런 2방"
두산 베어스 vs 기아 타이거즈 광주시리즈 1차전
두산은 오늘 경기에 최원준을 선발로 내세운다. 반면 기아는 팀의 에이스 브룩스가 선발로 나서 최근 부진했던 팀의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한다.
오늘 두산은 2회와 5회에 2점과 3점을 득점하였고 기아는 3회에 4점, 5회에 1점을 득점하여 6회가 끝날 때까지 양팀은 5 : 5 로 팽팽히 맞섰다. 두산은 2회 김재현, 장승현, 허경민, 페르난데스가 4연속 안타를 치며 2득점하였고, 5회에는 페르난데스, 박건우, 김재환이 3연속 안타를 치며 1득점을, 다음타자 양석환이 2루타를 쳐서 다시 1득점을 하였다. 그리고 후속타자들이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장승현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추가로 1득점하였다.
기아는 터커가 3회에 쓰리런, 5회에 솔로 홈런을 만들며 5 :5 동점을 만들었다.
오늘 믿었던 양팀의 선발투수는 모두 부진했다. 두산의 선발 최원준은 5.1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터커의 홈런 2방에 무너졌다.
기아의 브룩스는 6이닝을 던졌지만 안타를 무려 13개나 맞으며 5실점했다. 믿었던 브룩스가 올 시즌 부진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기아의 고민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승부처는 7회 초 두산의 공격이었다.
강승호와 김재호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1사 1, 2루에서 장승현이 타석에 나섰다. 장승현은 2013년에 두산에 입단했으나 군제대 후인 2018년이 되어서야 1군 경기에 드문드문 출전했다. 올 시즌 주전 포수 박세혁이 김대유의 투구에 얼굴을 맞는 부상을 입은 사이 현재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타석에 선 장승현은 기아의 투수 장현식이 던진 147km짜리 패스트볼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쓰리런 홈런이었다. 이 홈런은 장승현이 데뷔한 이래 첫 홈런이었고 오늘의 결승점이 되었다. 팽팽하던 승부는 8 : 5 로 급격히 기울었다.
두산의 김재환은 9회 추가 3점 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기아는 터커가 초반 부진을 씻는 홈런 2개를 날리며 활약했으나 두산의 대체 포수 장승현의 한방에 그 빛이 퇴색되었다.
무엇보다 에이스 브룩스가 안타를 13개나 맞으며 5실점하는 한 기아가 쉽게 승리를 하기는 어렵다. 기아 투수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롯데, 오승환을 무너뜨리며 승리"
롯데 자이언츠 vs 삼성 라이온즈 대구시리즈 2차전
롯데는 최근 최악의 성적을 보이며 리그 최하위가 되었다. 벤치와 투수진은 엇박자가 나고 타선은 답답한 득점권 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은 잘 나가는 팀이다. 벌써부터 명가의 부활이라는 둥, 올 시즌 우승은 삼성이라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올 정도로 삼성은 잘 나가고 있다.
미세먼지로 어제 유일하게 경기를 치른 롯데와 삼성은 오늘 전통의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걸고 오늘 2차전을 갖는다.
양팀은 올 시즌 어제까지 4승 1패로 삼성이 앞서고 있다. 오늘까지 롯데가 승부를 내어주면 그 차이는 따라 잡기 힘들만큼 멀어져 버린다.
롯데는 오늘 불펜데이로 서준원을 선발로 우선 내세운다. 5회까지 삼성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 경기 후반에는 필승조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삼성은 되는 팀 답게 오늘도 에이스 뷰캐넌이 출격하여 롯데 승리의 꿈을 초반부터 박살을 낼 태세다.
롯데는 1회와 7회에 각각 3점씩을 득점하였고, 삼성은 2회에 4점, 4회에 3점, 그리고 8회에 1점을 득점하였다.
롯데는 1회 초, 채 몸이 풀리지 않은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을 공략했다. 포볼로 나간 선두타자 정훈은 도루로 내야를 흔들었고 전준우의 희생플라이에 선취 1점을 뽑았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이대호가 투런 홈런까지 날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강팀답게 2회 말부터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이학주의 2루타로 1점, 구자욱의 3루타로 1점, 그리고 피넬라의 투런 홈런으로 2회에 총 4점을 득점하며 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4회에는 오재일이 쓰리런 홈런을 치며 3 : 7로 크게 앞서 나갔다. 오늘도 롯데는 안되는 팀, 삼성은 되는 팀이 될 것 같았다.
롯데는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눈빛에서 엿보였다. 이런 의욕은 7회 초 추격의 발판이 되었다. 선두타자 마차도가 2루타를 치고 다음타자 정훈의 안타에 쉽게 1득점했다. 이후 손아섭이 내야안타를 치며 진루하여 2사 2, 3루의 찬스를 만들고 한동희의 2루타로 추가 2득점하며 추격에 열을 올렸다.
6 : 7 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삼성은 8회 말 1점을 추가하며 오늘 경기를 끝내는가 싶었다. 왜냐하면 8회까지 2점 차이는 삼성의 클로저 오승환을 고려하면 쉽게 역전하기 어려운 점수 차이다.
하지만 이기고자 하는 롯데 선수들의 의지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한 힘이었다.
9회 마운드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8회 2사 이후 부터 이미 마운드에 올라 아웃 카운트 4개를 책임지고자 하였다.
선두타자 전준우는 오승환의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다음타자 이대호는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한동희는 초구를 받아치며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상한 기운은 지금부터 였다. 안치홍이 친 공은 유격수 강습 땅볼이었다. 삼성의 유격수 이학주는 이 공을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하며 만루 찬스로 이어졌다. 이학주는 어려운 공도 척척 해결하는 대형 유격수다. 그러나 기본적인 공을 처리하는 수비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수비를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공을 잘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공을 반드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학주 선수는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1사 만루 찬스에서 7번타자 장두성은 마운드를 스치는 강습 땅볼을 쳤고 2루 주자가 포스 아웃 당했다. 그 틈에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점수가 7 : 8 로 좁혀졌다. 계속되는 2사 1, 3루의 찬스에서 이병규가 안타를, 마차도가 2루타를 연속으로 날리며 점수를 9 : 8로 뒤집었다. 오승환의 올 시즌 첫 블론 세이브였다. KBO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한 이닝에 3점을 득점하는 것을 나는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아니 처음 보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롯데 대단했다.
9회 말 롯데는 클로저 김원중이 나왔다. 그런데 포수가 이대호였다. 대타를 활용하느라 포수를 다 소진한 것이다. 김원중 이대호 배터리는 나오자 마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들을 극적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이대호는 포수로써 리드도 좋았고 블로킹도 곧잘 했다. 팀이 이기니 다 멋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