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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5월 9일 메이저리그 경기 결과 분석> LA 다저스 vs LA 에인절스 : 다저스 타선 폭발로 연패 탈출 / 다저스 불펜 부진 / 로하스 3점 홈런으로 다저스 추격 / 오타니 타선에서 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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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장단 17안타로 에인절스를 물리치고 연패 탈출

2021년 5월 9일, LA 다저스 vs LA 에인절스 시리즈 2차전

 

LA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선발로 내세우며 어제의 패배를 앙갚음하려고 한다. 커쇼는 지난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치욕적으로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어제 불타오르기 시작한 LA 에인절스의 타선을 오늘 막아낼지 큰 관심을 끈다/

 

LA 에인절스는 딜런 번디가 선발투수다. 딜런 번디는 한국이나 일본의 우수 투수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혹사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사라지는 비운의 투수가 떠오르는 그런 선수다. 2011년 드래프트는 트레버 바우어, 게릿 콜과 같은 대학 유망주가 넘쳐 나던 시즌 이었다. 그 와중에 고교 최대어 였던 번디는 높은 계약금과 메이저리그 잔류 보장 계약을 하며 볼티모어에 입단했다. 매년 투수난에 허덕이던 볼티모어가 번디에 거는 기대는 대단했고 번디는 빠른 성장 추이를 보이며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태세였다. 2012년 볼티모어 올해의 마이너 투수상을 수상하며 2013년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생활을 기대했던 번디는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결국 토미 존 서저리로 3년을 허송세월한다. 2016년 부터 볼티모어 선발진의 한 축으로 본격 참가하여 10승 대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으나 이미 예전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던 번디의 모습은 아니었다. 18, 19시즌에는 각각 8승, 7승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20시즌 에인절스로 이적했다.  20시즌 에인절스에서 단축시즌이었음에도 6승을 거두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트레버 바우어의 회생을 주도했던 미키 캘러웨이 투수코치를 만난 것도 비슷한 유형의 번디에게  희망을 거는 이유이다.

 

양팀의 투수는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이며 상대팀의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그러나 4회 초 다저스의 공격에서 승부는 완전히 갈렸다.

다저스의 타선은 4회에만 8개의 장단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8득점으로 오늘의 승부를 쉽게 끝내는 듯 했다. 약 40분에 걸친 다저스의 일방적인 공격에 에인절스는 속수무책이었다. 에인절스는 안타도 안타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을 연발하며 마운드의 투수가 집중하여 공을 던질 수 없게 만들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에인절스는 걷잡을 수 없었다.

5회 초에도 에인절스는 2사 이후 5실점을 했다. 점수는 13 : 0이 되어 양팀 간 최다 득점 차 타이 기록이 되었다.

마운드가 올 시즌 신인 페냐라고 하더라도 2사 이후 안타 4개를 허용하며 또 다시 5실점한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페냐는 5회에만 안타 외에 볼넷도 3개나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경기는 이미 기울었지만 커쇼가 내려간 다저스의 마운드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큰 점수 차이가 나자 다저스의 벤치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커쇼를 5회까지만 올리고 6회부터는 팀에서 롱맨을 역할을 하는 데니스 산타나를 투입하여 선발과 불펜을 모두 아끼는 전략이었다. 다저스의 올 시즌 모든 불펜이 부진하지만 산타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시즌 이기는 경기이든 지는 경기이든 상관없이 제대로 롱맨 역할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부진하다. 산타나는 6회에만 안타 3개, 볼넷 2개를 허용하며 4실점했다. 여기까지는 13 : 4 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아직 7, 8, 9회가 남아 있었다.

 

7회 초 다저스는 1점을 더 달아나며 6회의 실점을 위로 했다. 그러나 7회 말 에인절스의 공격은 다저스의 여유로웠던 미소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7회 말 에인절스는 대거 7득점을 따라잡으며 경기에 다시금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7회 말, 마운드에는 6회 위기 상황에 올라온 미치 화이트가 6회를 이어 7회에도 올라왔다. 화이트는 두 타자를 가볍게 잡아내며 쉽게 이닝을 정리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2사 후 오타니의 평범한 2루 땅볼을 다저스의 2루수 오스틴 반스가 실책을 범하며 살아 나갔다. 오늘 선발 포수로 출전했던 오스틴 반스가 경기가 어느 정도 기울자 2루 수비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런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이후 화이트는 안타 4개를 연속으로 내어주며 4실점했다. 계속 터지는 안타에 화이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2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서 좌완불펜 클레빈저에게 공을 넘겼다. 클레빈저는 '신형 2루타 머신' 호세 로하스에게 쓰리런 홈런을 맞았다. 14 : 4 의 점수가 14 : 11 로 좁혀졌다.

8회와 9회에 양팀은 불펜 총력전을 벌였다. 에인절스는 역전의 기반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투입할 투수가 여의치 않았다. 결국 8회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불펜 에이스 주니어 게라를 또 마운드에 올려 다저스의 추가점을 막았고 9회에는 지고 있는 경기에 마무리 이글레시아스까지 투입하며 틀어 막았다. 다저스는 빅터 곤잘레스를 8회에, 9회에는 블레이크 트라이넨까지 투입하며 게임을 마무리 했다. 편히 가려던 다저스의 계획은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오늘 경기로 다저스는 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보여 준 경기력은 단순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라고 표현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아 보였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으로 상대편 에인절스는 전의를 상실했다. 경기 중반에 접어 들면서 에인절스는 주력 타자인 트라웃, 업튼 등을 교체하며 쉬게 하였다. 만약 에인절스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이 경기는 어떻게 전개되었을 지 모를 정도로 다저스의 불펜은 에인절스의 화력을 버티지 못했다. 리그 최강이라는 다저스를 다른 눈으로 쳐다 보아야 할 것 같다.

에인절스 역시 심각하다. 바닥난 투수력은 아무리 뛰어난 공격으로 추격한다 하더라도 불펜이 지켜 줄 수 있는 투수가 없었다. 이미 불펜으로 19이닝 이상을 던지며 웬만한 선발 보다 많이 던진 게라가 계속 나올 수는 없는 지경이다. 양팀의 경기를 보면 볼수록 걱정이 앞서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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