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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년 5월 11일 프로야구 결과 분석> SSG vs 롯데, 삼성 vs KT : 최정 홈런 2개, 이대호의 추격 솔로 홈런, 명승부 끝에 SSG가 승리 / 배정대 결승 2루타, KT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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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명승부 속에 최정의 홈런 2개로 역전승

2021년 5월 11일, SSG vs 롯데 부산시리즈 1차전

오늘 관심을 끈 경기는 단연 SSG와 롯데의 경기다. 성적이나 선발투수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롯데 경기보다 관심을 끄는 다른 경기가 있을 수 있으나, 오전에 갑작스레 롯데가 발표한 '감독 경질'이라는 이슈로 인해 롯데 경기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다.

롯데의 허문회 감독 경질은 갑작스럽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과의 불화설부터, 현장과 프론트간의 갈등설, 그리고 허문회 감독과 서튼 2군 감독과의 갈등 등 롯데의 내부 갈등 소식은 오래 동안 계속 되었다.

나는 허문회 감독의 아마추어 시절부터 팬이었다. 허문회 감독이 LG 시절 그가 가지고 있는 기량을 모두 펼치지 못하고 쓸쓸히 롯데로 이적할 때 가슴 아파 했고, 은퇴 후 히어로즈 타격 코치로 진가를 발휘하고 난 후, 롯데 감독으로 부임 발표가 났을 때 내 일처럼 기뻐했다. 그랬던 허문회 감독의 불명예스러운 중도 사퇴 소식은 아쉽기만 하다.

오늘 SSG와의 경기는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이 앞으로 어떻게 팀을 끌고 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경기다.  왜냐하면 서튼 감독은 갑자기 외부에서 온 사람이 아니라 2군 감독으로 1년 이상 재임하며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아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지 오늘 경기가 기다려 진다.

 

SSG는 오늘 선발로 신인 오원석을 투입한다. 오원석은 2020년 입단한 신인 선수로 올 시즌 구원투수로 얼굴을 알리다가 4월 22일 삼성과의 경기부터 선발로 나와 3경기를 소화했다. 4월 22일과 28일 경기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선발투수로 적응하는가 했으나 바로 직전 경기인 5월 5일 어린이날 NC와의 경기에서 2이닝만에 7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오늘 경기는 오원석 개인으로는 계속 선발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걸을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투입하여 새로운 감독의 출발을 가볍게 하려고 한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6경기에 나와 한경기는 나쁘고 다음 경기는 좋고하는 징검다리 투구 내용을 보여 주었다. 다른 투수도 아니고 에이스가 이렇게 안정감을 보여 주지 못하니 롯데의 성적이 좋을 수가 없다. 오늘 에이스가 어떤 투구 내용을 보여주냐에 따라 앞으로 바뀔 롯데의 분위기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오늘 스트레일리의 투구는 중요하다.     

 

SSG의 오원석은 1회에 몹시 흔들렸다. 롯데의 1번부터 3번까지 3명의 타자에게 모두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만루에서 롯데는 무기력했다. 손아섭이 2루 땅볼을 쳤을 때 1점을 뽑았을 뿐 허무하게 찬스를 놓쳤다.

오원석은 이후 안정을 찾으며 잘 던졌지만 5회까지 꾸준한 집중력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4회와 5회에 2점과 1점을 내어주며 4.2이닝 만에 강판되었다. 오원석은 매회 제구력이 안정되었다가 불안해지는 것을 반복하며 제구력의 안정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롯데의 스트레일리는 6.0이닝을 책임져 주며 잘 던졌다. 단, 3회 천적 최정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완벽함에 금이 갔다.

 

롯데는 선발 스트레일리가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끌어주고, 타선이 초기에 상대 선발 오원석을 잘 공략해 1 : 4 로 손쉽게 이기는 듯 했다. 7회 초 정의윤이 솔로 홈런을 칠 때까지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롯데 벤치는 오늘 승리가 무엇보다 갖고 싶었다. 그래서 8회부터 마무리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원중은 첫타자 최지훈에게 초구부터 148km 직구로 윽박질렀다. 이 공을 최지훈은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쳤고 공은 빠른 속도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점수는 3 : 4까지 좁혀졌다.

이후 로맥은 안타로 추신수는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찬스가 되었다. 안타 하나면 무사에 동점이 되는 절대절명의 위기였다. 타석의 최정은 흔들리는 클로저 김원중의 초구를 받아쳐서 쓰리런 홈런을 만들며 경기를 단숨에 6 : 4로 뒤집었다. 올 시즌 롯데의 버팀목이었던 김원중은 오늘 이렇게 무너졌다.

SSG는 9회 초에도 롯데의 마운드를 공략했다.

오태곤의 2루타에 발 빠른 누상의 주자 최지훈이 홈에 대쉬하며 1득점을 추가했다. 이 때까지는 이 점수가 그렇게 소중해 보이지 않았다. 롯데가 9회 말 2점을 따라잡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9회 말 롯데는 이대호가 바뀐 투수 서진용의 초구에 솔로 홈런을 날리며 반격을 시작했다. 롯데는 오늘 경기를 쉽게 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음타자 안치홍은 2루타를 날리며 찬스를 이어갔다. 후속타자 손아섭이 안타, 마차도가 희생플라이로 안치홍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의 추격은 여기까지 였다. 8회에 최정에게 맞은 쓰리런 홈런이 두고두고 아쉬운 롯데 였다.

오늘 양팀은 보기 드믄 명승부를 연출했다. 오늘 패배로 롯데는 당분간 영향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양팀의 이기고자하는 열망과 의지가 오늘의 명승부를 만들었다. 양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KT, 1위 삼성에게 빅이닝 2번을 만들며 재역전승

2021년 5월 11일, 삼성 vs KT 수원시리즈 1차전

 

삼성은 지난 10경기에서 7승3패로 리그 1등의 기세를 이어갔다. 그야 말로 투수가 안되면 무명타자가 홈런을 치며 승리를 이끌고 타자가 안되면 노장 불펜 투수까지 분전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반면 KT는 지지난 주 무서운 기세로 1등 삼성을 반 경기 차이로 따라 잡았지만 지난 10경기에서 5승5패로 주춤하며 공동 3위로 떨어졌다. 삼성과의 경기 차이는 반 경기에서 2.5게임까지 벌어졌다.

 

오늘 양팀은 예상외로 부진한 두팀이 외국인 투수가 맞붙는다. 삼성은 라이블리, KT는 쿠에바스다.

삼성의 라이블리는 올 시즌 처음 2경기에서는 퇴출을 생각할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으며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승운은 따라 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1패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직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라이블리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KT의 쿠에바스는 문제가 심각하다. 올 시즌 2패만 기록하고 있은데 승운 문제는 아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8.00에 WHIP는 1.94 에 이른다. 투수 조련에는 일가견이 있는 이강철 감독조차 '이유를 모르겠다. 구위는 예전과 같다.'라고 할 정도로 구위 문제라기 보다는 가운데로 공이 몰리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가운데로 몰린 공이 얻어 맞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떨어져 타자와 승부를 못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쿠에바스가 오늘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가 궁금하다.

 

쿠에바스는 1회부터 제구가 되지 않아 진땀을 뺐다. 삼진으로 상쾌하게 경기를 시작한 쿠에바스는 2사 후에 피렐라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에게 볼넷을 연속으로 내어주며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만루에서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는 넘겼지만 투구수는 늘어 1회에만 29개의 공을 던졌다.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라이블리는 공을 한개도 던지지 않고 김대우로 교체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라이블리가 경기 직전 캐치볼을 하던 중 어깨에 통증을 느껴 바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바뀐 투수 김대우는 사실을 통보받고 몸을 충분히 풀었다고는 하나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으로 영 어색해 보였다. 어색해 보이는 김대우에게 선두타자 조용호는 우전 안타로 진루했다. 김대우는 언더드로투수로 투구폼이 크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용호는 그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2루 도루를 여유있게 성공시키며 내야를 흔들었다. 김대우는 폭투를 범하더니 배정대에게 볼넷, 강백호에게 안타를 맞아 첫 실점을 허용했다. 김대우는 KT의 4번, 5번 타자들을 차례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기미를 보였으나 6번타자 문상철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추가 3실점했다. 문상철은 이전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치며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오늘도 1회부터 홈런을 날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 주었다. 경기는 KT가 0 : 4 로 크게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삼성은 3회초 1루수 강백호의 2개의 포구 실책을 밑바탕으로 4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안타-실책-안타-실책-안타-안타로 4득점하였다. 여기서 실책 2개는 모두 강백호가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고 흘린 실책이었다. 왼손 강타자들이 늘어나며 1루가 오른손타자의 핫코너인 3루와 같이 빠른 공이 많은 지역이 되었다. 오늘 2개의 실책도 모두 빠른 타구 였다. 주요 포지션이 외야수였던 강백호가 강습 땅볼에 대처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일면 이해가 되는 면도 있다. 그러나 두개의 타구 모두 빠른 땅볼이었기 때문에 잘만 처리했다면 더블 플레이도 가능했던 공이라는 점에서 강백호의 수비는 너무나 아쉬웠다. 삼성도 아쉬운 대목이 있었는데 4점을 득점한 이후 계속되는 1사 2, 3루의 찬스에서 김민수의 중견수 플라이 아웃에 3루 주자 강한울이 홈으로 대쉬하였으나 KT의 중견수 배정대의 좋은 송구로 강한울이 홈에서 아웃되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배정대의 놀라운 송구였다.

 

삼성은 4회 초에도 피렐라가 투런 홈런으로 2 득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잘 나가는 삼성의 기세가 무서웠다. 1회에 투수가 흔들리며 대량 실점 했지만 결국 타선이 상대를 괴롭히며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잘 나가는 삼성의 기세도 KT의 투지 앞에서는 빛이 바랬다.

6회 말 KT는 대반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볼넷으로 진루하고 후속 장성우의 안타와 신본기의 2루타로 1점을 따라갔다. 신본기의 안타는 사실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 되었어야 하는 공이 었으나 공이 라이트 빛과 겹치면서 우익수 구자욱이 공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2루타가 되었다. KT는 경기운이 따랐다. 계속된 무사 2, 3루에서 심우준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1득점했다. 조용호가 볼넷을 거르며 1사 2, 3루의 찬스는 계속되었다. 이후 배정대가 2루타, 강백호가 안타를 연속해서 만들며 다시 3득점을 만들었다. KT는 6회에 5득점을 올리며 빅이닝을 만드는 동시에 경기를 6 : 9 로 뒤집었다.

 

삼성은 9회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으며 추격했다. 그러나 KT의 클로저 김재윤을 넘기는 어려웠다.

오늘 KT의 저력은 무서웠다. 평범한 플라이볼이 조명 속으로 들어가면서 2루타가 된 틈을 놓치지 않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 공을 처리하지 못한 구자욱의 수비는 자기 잘못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쉬운 수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강팀을 맞아 조금도 기죽지 않고 자기 역량을 다 보여주는 KT의 패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KT를 쉽게 볼 수 있는 리그의 팀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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