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부터 6위까지 상위 여섯개 팀이 서로 붙은 3경기는 모든 경기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명승부를 벌였다.
KT와 LG는 5 : 5의 접전을 펼치다 8회 말 KT의 3루수 황재균이 3루 땅볼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더듬다가 3루 주자의 홈을 허용했다.
5 : 6 으로 승기를 잡자 LG는 철벽 클로저 고우석을 투입하여 경기를 마무리 했다.
두산과 NC는 3 : 4 의 접전을 벌이다 7회 말 양의지의 빗맞은 안타로 4 : 4 동점을 만들었다. 다음타자 알테어는 평범한 3루 땅볼을 쳤으나 두산의 3루수 허경민은 3루주자를 한번 견제하고 1루로 공을 뿌렸으나 악송구가 되었다. 이 악송구는 2실점이 되어 경기가 4 : 6 으로 역전되었다. 승부가 한번 기울자 걷잡을 수 없었다. 결국 경기는 NC가 5 : 9 로 승리했다.
삼성과 SSG는 7회 삼성의 김지찬이 날린 투런 홈런 점수를 끝까지 지켜내 삼성이 SSG를 8 : 7 로 물리쳤다.
키움과 롯데는 키움이 경기 초반 2점을 선취 득점했지만 이후 타선이 전혀 터지지 않으면서 롯데에게 4 : 2 로 패배했다.
KIA와 한화는 KIA가 5회 최형우와 이정훈의 2루타로 만든 3득점을 잘 지키며 5 : 3 으로 KIA가 승리했다.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은 KIA의 이의리가 승리투수, 5이닝 동안 4실점을 하며 부진했던 한화의 김민우가 패전투수가 되었다.
KT와 LG의 시리즈 2차전
KT는 다잡은 듯 하던 경기를 빼앗긴 아까운 경기였고 LG는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1승을 챙겼다.
LG는 2회 말 채은성과 이형종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내고 유강남의 투런 홈런으로 먼저 3득점을 올렸다.
LG의 선발 정찬헌은 직전 경기에서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하며 조기에 무너진 경험이 있기는 했으나 올 시즌 안정적인 투구를 꾸준히 보여 주었던 투수다. 이런 투수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LG의 초반 3득점은 상당히 의미 있어 보였다.
그러나 3회 초 KT는 5득점을 뽑아내며 최근의 무서운 기세를 뽑냈다.
3회 초 배정대, 심우준, 조용호 3타자가 연속으로 2루타를 터뜨려 2득점을 올리고, 황재균이 안타로 1득점, 그리고 강백호가 투런 홈런을 날렸다.
KT의 선발 배제성은 2회 3실점하며 흔들렸지만 팀 동료의 3회 든든한 5득점 지원으로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다.
LG는 믿었던 정찬헌이 3이닝 만에 내려갔지만 이정용이 2이닝을 잘 막아주고 송은범이 그 뒤를 받치며 마운드가 안정을 찾자 6회 말 반격을 개시했다.
6회 말 이형종과 문보경이 안타와 2루타로 1득점을 하고 라모스가 중견수 앞 안타가 KT의 중견수 배제성이 뒤로 빠뜨리며 3루타가 되며 추가 1득점을 올렸다. 라모스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장내 홈런)을 노리고 홈까지 쇄도 했으나 홈에서 아웃되었다. 그러나 이 3루타로 동점이 되었다.
8회 말 LG는 대주자 김용의의 발로 결승점을 쥐어 짜내며 오늘 경기를 가져갔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으로 1루로 진루하자 벤치는 문보경을 빼고 대주자 김용의로 교체했다.
김민성의 희생번트로 2루에 진루한 김용의는 도루로 3루를 훔쳤다.
유강남이 친 평범한 3루 땅볼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던 황재균 앞으로 힘없이 흘렀고 이 땅볼에 김용의는 홈을 노렸다. 황재균은 전진 수비였기 때문에 공을 잡아 홈송구를 했더라면 충분히 3루 주자를 잡아 낼 수 있었으나 공을 놓치며 홈을 포기하고 유강남만 아웃시킬 수 있었다.
너무나 아쉬운 이 어설픈 수비 하나가 오늘의 승부를 갈랐다.
그 하나를 막기 위해 전진수비라는 그물을 쳤고 그 그물에 걸려 들었는데 처리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그 그물을 치고 있었던 사람이 메이저를 경험한 베테랑 황재균이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고우석이라는 철벽 마무리가 있는 LG와의 경기에서 이런 실수가 8회 말에 나온 것은 절망이었다.
두산과 NC의 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는 오늘 양팀 선발투수들이 파이어볼러 맞대결을 펼치며 6회까지 3 : 3으로 팽팽히 맞섰다.
두산의 6회까지의 점수는 김인태가 3일 연속 홈런을 날리고, 6회에 3루타를 때리는 맹활약으로 만들어 냈다.
NC는 강진성과 양의지가 2루타로 경기 초반 득점을 주도했고, 6회에 노진혁이 솔로 홈런으로 3득점을 만들었다.
3 : 3 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7회 완전히 갈렸다.
7회 초 두산은 강승호의 2루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1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정수빈은 평범한 2루 땅볼을 쳤고 NC 내야 수비의 중심 박민우는 병살처리를 노렸다.
그러나 박민우는 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고 그 틈에 2루 주자는 홈에 들어왔다.
팽팽한 경기가 깨지는 결정적인 실수인 줄 알았다.
7회 말 NC는 정진기가 볼넷, 그리고 나성범과 양의지가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4 : 4 동점 상황에서 무사 2, 3루의 찬스가 계속 되었다.
다음타자 알테어는 평범함 3루 땅볼을 쳤고 3루수 허경민은 제스처 한번으로 3루 주자를 묶어 둔 후 1루로 송구했으나 이 송구는 1루수가 전혀 잡을 수 없는 악송구가 되었다.
이 악송구에 2루와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경기가 4 : 6 으로 뒤집어 졌다.
후속 노진혁의 안타에 알테어마저 홈을 밟아 7회에만 4득점을 완성했다.
점수는 4 : 7 까지 벌어졌다.
NC는 8회 말에도 박준영이 2타점 중전안타를 날리며 오늘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9회 초 양석환이 솔로 홈런을 날리며 추격을 개시했지만 돌이키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벌어져 있었다.
수비가 좋은 두산의 수비 리더 허경민이 승부를 가르는 실책으로 오늘 경기는 NC가 가져갔다.
사실 7회 초 NC의 박민우가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두산이 득점할 때만 해도 오늘 경기도 두산이 가져가는 줄 알았다.
그만큼 아쉬운 허경민의 수비였다.
삼성과 SSG의 시리즈 2차전
삼성의 선발 구준범이 1회에 보여준 투구는 또 한명의 좌완 흑마법 투수가 탄생하는 줄 알았다.
삼성은 성준, 전병호로 이어지는 느린 볼 좌완 에이스 계보가 있다.
오늘 데뷔전을 치른 구준범은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132km로 128km인 두산의 유희관보다는 빠르고 같은 팀의 이승민보다는 느리다.
어찌되었든 패스트볼을 패스트볼이라 부르지 못하는 느린공이다.
1회 강력한 SSG의 타선을 잘 막아낸 구준범은 2회를 버티지는 못했다.
2사를 가볍게 잡으며 출발한 2회 말, 2사 이후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허용했다.
만루에서 오태곤은 만루홈런을 날리면서 구준범의 데뷔전을 악몽으로 만들었다.
연이어 나온 로맥은 백투백 홈런으로 선배의 매운 맛을 보여 주었다.
SSG는 2회에만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삼성은 오재일이 3회 투런홈런과 4회 2루타를 치며 공격을 주도하여 5회까지 6 : 6 팽팽한 승부를 가져갔다.
승부는 7회 초 갈렸다.
홈런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삼성의 김지찬은 투런 홈런을 날리며 8 : 6 으로 성큼 앞서 나갔다.
삼성의 불펜을 감안했을 때 경기 종반 2점 차이는 결코 작은 점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SSG의 공격력은 만만치 않았다.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종반 무서운 집중력은 오늘도 삼성을 옭죄기 시작했다.
8회 말 삼성은 어제 SSG에게 일격을 맞아 평균자책점 0의 기록이 깨진 우규민을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어제의 아쉬움을 설욕하고자 독한 마음을 먹은 우규민도 SSG의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마운드에 오르고 첫번째 상대 최지훈에게 바로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다.
점수는 8 : 7 로 좁혀 들었다.
9회 말 박빙의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클로저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동갑내기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선두타자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오승환에게 2타수 2안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추신수는 2루타를 치며 친구 오승환에게 비수를 꽂았다.
2루 주자 추신수를 빼고 대주자로 추신수의 동갑내기 김강민을 내 보냈다.
타석에는 최주환이 섰다.
최주환은 오승환의 몸쪽 공을 때려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대형 파울 홈런을 날렸다.
최주환은 오승환이 다시 몸쪽 공을 던지자 다시 배럴 타구를 만들어 내며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2루타성 파울을 또 날렸다.
관중석과 벤치는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노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최주환의 몸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가 가라앉으며 땅볼이 되었고 포수 김민수는 브로킹으로 막아냈으나 공이 앞으로 튀었다. 이 공에 2루 대주자 김강민은 3루를 노리다가 2루로 귀루했지만 김민수의 정확한 송구앞에 자연태그가 되며 아웃되었다.
2사에 주자가 없어졌다.
여기까지 였다.
힘이 빠진 최주환은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했다.
기나긴 오늘의 경기가 8 : 7 로 끝났다.
삼성은 오늘 이겼지만 SSG의 저력을 확인한 경기였다.
삼성과 같은 강팀을 맞아 보여준 SSG의 힘은 그저 운이 좋아 1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저 놀랍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