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 vs 시카고 화이트삭스 3연전 중 두번째 경기
지난 직전 경기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류현진이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였다. 게다가 오늘 선발 매치업은 류현진 선발 경기 중 가장 재미있는 매치업이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절대 강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선발 댈러스 카이클은 류현진의 쌍둥이 버전 투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기교파 투수라는 점과 구속이 80마일 내에서 형성되는 느린볼 투수라는 점, 그리고 빼어난 제구력을 갖춘 투수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카이클의 주무기는 투심으로 현역 최고의 싱커볼러다.(일본에서는 싱커라고 불러 우리나라에서도 싱커라고 불렀었지만 최근에는 미국식 표기인 투심으로 바뀌었다.) 주무기가 투심일 뿐 류현진처럼 다양한 공을 던진다. 류현진과 차이가 나는 점은 카이클의 투심은 체인지업과 괘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카이클은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지만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류현진은 1회 말 처음부터 꼬였다. 1번 타자 팀 앤더슨은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했지만 2번 타자 예르민 메르세데스가 엉덩이를 빼면서 타격한 볼이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며 좌익수 구리엘 주니어의 머리를 넘어가 버렸다. 2루타 였다. 28살 중고 신인 메르세데스의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였지만 구리엘 주니어의 수비는 너무나 어설펐다. 타구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며 잡을 수 있는 공을 흔히 말하는 '만세'를 불러버렸다. 류현진을 응원하는 사람 입장이라서 그렇게 보이나 스스로 검열해 보았지만 현지 중계 카메라가 계속 구리엘을 비추어주는 것으로 보아 실책성 플레이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3번타자 몬카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잘 잡았지만 이제까지 상대한 3명의 타자가 모두 잘 맞은 배럴 타구를 날린 점이 불안했다. 불안한 마음이 채 가시기 전에 4번타자 호세 아브레유가 밀어친 잘 맞은 2루타를 생산하며 2루 주자 메르세데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늘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의 각도가 밋밋하여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렸다. 방망이에 걸린다는 것은 유인구에 헛스윙이 되지 않고 파울로 컷트가 된다는 의미다. 까다로운 공이 컷트가 되면 타자는 자신이 원하는 공을 기다릴 수 있게 된다. 2사 이후 타석에 선 5번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은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호흡을 맞추어 본 포수다. 그만큼 류현진의 공을 잘 아는 선수다. 게다가 올 시즌 1할 중반대 타율을 치고 있지만 홈런은 이미 10개를 날렸고 볼넷을 다수 얻어내 출루율 4할 5푼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특이한 선수다. 그랜달은 나오자 마자 류현진의 초구를 받아쳐 투런 홈런을 날렸다. 잘 맞은 타구가 담장 위를 맞고 홈런이 되었다. 운도 따랐다.
류현진은 1회에만 2루타 2개와 홈런 2개로 3실점을 허용했고 오늘 6.0이닝을 던지면서 허용한 점수는 1회에 허용한 3실점이 전부 였다.
양팀의 선발은 오늘 경기에서 똑같이 6.0이닝 씩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1회 부진했지만 점차 컨디션을 올리며 6회로 갈수록 치기 어려운 투구를 했다면 댈러스 카이클은 반대로 경기 초반에는 타자들이 손댈 수 없는 위력을 발휘했지만 6회로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며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카이클의 구위에 꽁꽁 묶여 있던 토론토의 타선은 5회와 6회에 1점씩을 뽑아내며 추격을 시작했다. 5회 초 1사 이후 조 패닉이 내야안타로 진루하고 2사 이후 에스피날과 마커스 세미엔의 연속 안타로 패닉이 홈을 밟아 1점을 추격했다. 6회 초에는 선두타자 게레로 주니어가 안타로 진루하고 2사 이후 구리엘의 적시타로 1점을 올렸다. 점수는 토론토가 2점을 바싹 따라가며 2 : 3 으로 시카고W가 1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2 : 3 의 상황에서 7회부터는 양팀의 불펜싸움이 시작되었다. 오늘 승부는 불펜에서 결정이 났다. 시카고W의 불펜이 3명을 투입하여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에 비해 토론토는 2명의 불펜이 1이닝에 1점씩을 실점했다.
7회 말 시카고W의 수비형 중견수 애덤 엔젤은 홈런을 날렸다. 애덤 엔젤은 엄청난 운동 능력을 과시하며 수비에서는 넘치는 활약을 하는 선수이지만 타격면에서는 아쉬운 선수라는 평을 받는 선수였지만 오늘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날렸다. 8회 말에는 호세 아브레유가 적시 2루타로 볼넷으로 1루에 나가 있던 팀 앤더슨을 불러들여 1점을 추가했다.
오늘 경기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토론토를 2 : 5 로 꺾고 승리했다. 류현진은 1회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2 vs 5 시카고 화이트삭스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
토론토 | 0 | 0 | 0 | 0 | 1 | 1 | 0 | 0 | 0 |
시카고W | 3 | 0 | 0 | 0 | 0 | 0 | 1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