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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4월13일 프로야구> LG(엘쥐)vs키움, 롯데vs기아(KIA) 경기 결과 / 수훈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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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3일, 오늘은 LG와 키움, 롯데와 KIA 경기를 보았다.

 

LG는 지난 주의 상승세를 금주에 이어 갈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인 경기이고, 키움은 지난 주에 중간투수들의 소모가 많았는데 최강 LG를 만나 어떤 경기력을 보여 줄 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24승 24패로 균형을 맞추며 '엘넥라시코'라고 까지 불린 양팀의 경기에는 전력과는 상관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스미스가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키움이 낙승했다.

오늘은 이전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조금은 기대감이 떨어졌던 조쉬스미스가 완전히 변신에 성공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조쉬 스미스는 각도 큰 커브를 앞세워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스미스는 1987년 생으로 30대 중반에 들어선 투수다. 그만큼 경험도 많은데 메이저리그에서 102경기를 뛴 선수다. 주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옮겨 다니며 불펜 경험이 많았는데, 2020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비록 패전처리 투수로 뛰었으나 16경기에서 뛰었다. 지난 경기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단연 제구력이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제구력은 약점으로 리포팅되었다. 포심, 슬라이더, 커브, 커터 4개의 구종을 던지는데 가장 위력적인 구질은 커브다. 커브의 각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단 지난 경기에서 커브가 꺾이는 지점이 홈플레이트에 도달하기 전에 너무 일찍 꺾이다 보니 타자가 볼을 고를 수 있었다. 볼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가뜩이나 제구력이 좋지 않은 스미스에게는 약점이 되어 가장 위력적인 공을 결정구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타자와의 승부가 어려웠었다. 

오늘 스미스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면서 타자와의 수싸움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지난 경기에서는 구위도 좋지 않은데 초구까지 볼이 되다 보니 타자에게 끌려 다니면서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고전했었다. 또 하나는 커브가 꺾이는 지점이 지난 번 보다 홈플레이트 부근으로 더 붙으면서 커브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진 점이다. 아직도 조금 더 와서 꺾였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지난 번 보다는 좋아지면서 커브를 승부구로 쓸 수 있었다. 역시 경험이라는 것은 무시 못하는 자산인가 보다. 자신의 약점을 상당히 짧은 시간에 수정하면서 오늘은 준수한 활약을 했다. 무실점으로 호투하다가 7회 이형종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2실점한 것은 아쉬웠지만, 7회까지 책임져 준 것은 돋보이는 활약이었다. 

이용규는 오늘 4안타를 치면서 완전히 부활했다. 이용규가 돌아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타격에서는 한때 국가대표 톱타자로 외국인 투수들이 돌아서면 욕을 할 정도로 짜증을 냈다는 용규놀이의 창시자 이용규의 4안타 활약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이용규는 어느덧 노장 선수가 되었다. 2004년 LG로 지명되었으나 거의 활약은 없었고 이듬해 이적한 KIA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로써 전성기를 누렸다. KIA 시절 도루부문 1위, 최다안타1위, 최다득점1위 등을 수상하였으며 정교한 타격으로 고타율을 유지하며 골든글로브도 3회 수상하였다. 2014년 FA로 한화로 이적한 후에는 부상 등의 이유로 이용규라는 이름값을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며 올해 키움으로 이적한 이용규는 개막 첫주 1할대 타율을 보여주며 '아! 나이는 어쩔 수 없나? 이용규는 이제 끝난 것인가?'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었다. 그러던 이용규가 돌아왔다. 이용규는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로 투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타자다. 그런 이용규가 오늘 4안타를 치며 돌아 왔으니 주전급 외야수들의 부상으로 아쉬운 키움으로서는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오늘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센스를 여지 없이 보여 주며 활약한 점 역시 반가웠다.

임지열. 임지열 선수를 기억해 주기 바란다.

이용규의 부활을 이야기하면서 오늘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외야수 줄부상으로 키움이 어렵게 된 사정 속에는 임지열이 있다. 임지열은 한화에서 뛰었던 임주택 선수의 아들이다. 임주택은 왼손 대타 요원으로 상당히 펀치력 있는 타격이 돋보이는 단단한 선수였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임지열도 덕수고 시절 강견의 내야수로 아버지 처럼 펀치력 있는 타격으로 활약이 대단했다. 프로에 와서는 불운하게도 키움의 내야 뎁스가 너무 두꺼워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매년 유망주로 불리웠다. 결국 20년 외야수로 자리를 옮기면서까지 도약을 꿈꾸었다. 그렇게 지난 주 1군에 콜업되어 4월 11일 경기의 선발 좌익수로 출전했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는 반드시 오는 것인가? 임지열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어마어마한 보살을 성공시키면서 1군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는 듯 했다. 이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공격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면 된다. 그는 5회 타석에 올랐다. 그 때 롯데 프랑코의 강속구가 임지열의 새끼손가락을 그대로 강타했다. 근처에 마이크가 있었는지 중계 방송에서 딱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손가락이 아닌 배트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 였다. 배트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소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임지열은 전혀 아프지 않은 듯 아무렇지 않게 1루로 걸어 나갔기 때문에 상대편 롯데 마저도 방망이에 맞았는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을 정도 였다. 그러나 1루에 서 있는 그의 새끼손가락은 먼 화면으로 보아도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팅팅 부어 있었다. 손가락은 신경이 몰려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을 맞으면 다른 부위에 비해 너무 아픈 부분이다. 하물며 골절이었으니 임지열의 손가락이 얼마나 아팠을지는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그러나 임지열은 아무렇지 않은 듯 1루로 나갔고 아마 교체 사인을 1루 코치가 내지 않았다면 주자로 뛰었을 것이고 아마 다음 타석에도 나섰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는 간절했고 뛰고 싶었다. 아프다고 하면 쉬라고 할까봐 그 순간 고통 속에서 얼마나 큰 숨을 혼자 내쉬었을까?

임지열이 한단계 더 도약하여 활약할 날을 기대해 본다. 임지열을 응원한다.

 

롯데의 압승

롯데와 KIA는 전통의 라이벌이다. 물론 KIA의 전신 해태 시절에는 롯데와 함께 과자 시장의 라이벌인데다가 그 터전이 부산과 광주였으니 두 팀이 붙을 때의 열기는 거짓말 조금 보태어 한일전을 방불케 했었다.

오늘도 그런 기대감으로 경기를 보았으나 승부는 의외로 싱거웠다.

라이벌의 긴장감으로 출발하였으나 선발의 무게감으로 승부는 일찍이 기울었다.

승부는 선발에서 갈렸는데 롯데의 박세웅은 6이닝 무실점, 기아의 이민우는 2이닝 6실점으로 했으니 롯데의 완승은 당연했다.

박세웅은 롯데의 안경 에이스의 맥을 이어 받는 선수로서 이제는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최형우와 맞붙은 장면은 여러가지를 상징하는 장면같아서 인상적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최형우의 열혈팬이다. 최형우를 좋아하는 이유를 대라고 하면 수없이 많지만 그 중 제일은 그 어떤 투수가 와도 쳐낼 것 같은 그의 안정적인 카리스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안타를 치든 아웃을 당하든에 상관없이 최형우가 주도권을 가지고 박세웅을 몰고 다니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오늘 삼진을 두개 솎아내는 장면에서는 박세웅이 주도하며 최형우를 끌고 다니는 형상이었다. 그만큼 박세웅이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은 오늘 롯데가 안정적으로 승리를 가져가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훈은 3안타로 롯데 타격을 이끌었다.

타격에서는 8:0으로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타자가 활발했다. 롯데는 타격에 비해 잔루가 많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의 집중력은 달랐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집중력의 키를 정훈이 해결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정훈은 적세적소에서 알토란 같은 3안타를 치면서 활약했다. 정훈은 야구선수 경력이 끈적끈적한 선수다. 2006년 신고 선수로 현대유니콘스에 입단했고 방출당하면서 당시로서는 조금 생소하게 현역병으로 군생활을 마쳤다. 이렇게 야구선수를 끝내는가 했던 정훈은 롯데에 2010년 입단하면서 다시 야구 선수의 길을 간다. 2루수로 활약했지만 수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수비 실수가 많았고, 공격에서는 거포 내야수라며 타격은 인정을 받는 듯 했으나 수비가 되지 않으면서 타격 집중력도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팀으로써도 정훈 외에 2루 자원이 부족했던 터라 외국인 선수 번즈를 데리고 와 주전 2루를 맡기면서 정훈은 잊혀지기 시작했다. 18년 부터는 경쟁력을 위해 외야수로 옮기면서 출장 횟수를 늘려가더니 작년부터는 1루수로도 출전하기 시작했다. 오른손 타자에게 3루가 핫코너이듯 좌타자에게 1루가 핫코너가 되는데  현대 야구에서 좌타자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1루수의 수비 비중이 높아지면서 2루수로는 수비 아쉬움이 있었지만 1루수로서 정훈은 훌륭한 경쟁력을 보여 주고 있다. 2루 수비가 무너지면서 타격도 함께 동반 슬럼프가 온 것 처럼 1루수로 혹은 중견수로 꾸준히 출전 시간이 보장되고 수비가 안정되면서 정훈의 장점인 클러치 능력은 꽃을 피우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KIA는 조금 걱정스럽다. 일단 외국인 에이스들의 부진에 국내 선발진까지 동반 부진에 빠진 느낌이다. 양현종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은... 확실히 난 자리의 표가 많이 난다.

타격도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보인다. 물론 박세웅의 호투에 눌렸다고는 하지만 오늘 KIA가 만들어 낸 총 안타수는 2개에 불과했으니 승리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치열한 한주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모든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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