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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메이저리그 리뷰

<2021년 9월 4일 메이저리그 LA다저스 vs 샌프란시스코 경기 결과 리뷰> 피말리는 지구 1위 순위 경쟁, 버스터 포지 11회 말 2루 땅볼이 실책으로 끝내기 결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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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강팀 LA다저스가 버티고 있고, 거금을 뿌리며 전력이 급상승한 샌디에이고가 다저스와 신흥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올 시즌 시작 전 부터 뜨겁게 달아 올랐던 지구다. 뚜껑을 열고 보니 근성의 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돌풍을 일으키며 시즌 내내 1위를 독주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강팀이지만 짝수해에는 강하고 홀수해는 망치는 이상한 홀짝 놀음을 하고 있는 팀이라 홀수해인 올 해의 성적을 기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시즌의 2/3 이상이 진행된 지금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진이 무너지며 축 처져 버렸고 샌프란시스코는 꾸준한 6할 이상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돌풍의 핵 다저스다. 최근 20경기에서 18승 2패를 달리며 한 때 6게임까지 벌어졌던 1위 샌프란시스코와 어제 드디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승패를 맞춘 양팀은 오늘부터 3연전으로 맞불을 놓는다.

 

다저스의 돌풍은 당연하기도 하고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다저스라는 강팀이 서부지구 1위를 탈환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 다저스의 모습으로만 보면 놀라운 일이다. 다저스의 사이영상 트리오 커쇼, 바우어, 프라이스가 모두 부상과 개인사로 선발 마운드를 이탈했다. 프라이스는 오늘 선발 등판 예정이었으나 어제 팔에 이상을 느껴 빠졌으니 최근 18승 동안 기여한 부분이 크지만 에이스 커쇼와 바우어가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다. 여느 다른 팀이라면 선발 원투펀치가 다 빠졌으니 우승 후보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한 비중의 두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는 또 다른 사이영상 투수 슈어저를 트레이드 마감시간을 앞두고 워싱턴으로 부터  모셔 옴으로써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웠다. 기존 영건 워커 뷸러와 유리아스에 슈어저가 가세하면서 신 삼각편대가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저스가 놀라운 점은 돈만 많은 것은 아니다. 돈질 하면 빠질 수 없는 샌디에이고와 LA에인절스가 불펜 소모가 심해지며 팀순위가 떨어졌다. 풀펜 등판 이닝 1위가 샌디에이고이고, 2위가 에인절스다. 다저스의 불펜 소모도 이 두팀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불펜이 책임진 이닝 수에서 4위를 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타팀에서 시즌 중 방출된 투수들 중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과 계약하고 장점을 극대화 시켜 불펜에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불펜 피로도를 조절했다. 샌디에이고와 에인절스의 불펜이 고갈이 나서 힘을 못쓰고 있는 것에 반해 다저스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불펜들을 공급하면서 시즌 중반이 훌쩍 넘긴 지금도 활력이 넘친다.    

 

투수뿐만은 아니다. 타자도 푸욜스를 재생시켜 게임 후반 홈런 대타로 활용하고 있고 트레이 터너를 데려와 힘빠진 다저스 타선에 활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터너가 없었다면 고관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무키 베츠의 빈자리를 누가 메웠으려나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오늘 너무나 중요한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일전에 선발 투수는 다저스의 코리 크네블, 샌프란시스코의 앤소니 데스클라파니였다. 다저스는 오늘부터 3연전을 모두 잡으면서 샌프란시스코를 누르고 명실공히 서부지구 1위 굳히기에 들어가려 했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프라이스-유리아스-뷸러로 최강 선발 라인업을 잡았었다. 그러나 프라이스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오늘 자리를 비우며 불펜데이로 오늘 맞붙는다. 불펜 중 오늘 첫 카드는 크네블이다. 크네블은 아마추어 시절 부터 클로저 역할을 맡으며 미래의 마무리투수로 주목 받았던 투수다. 밀워키에서 불펜으로써 꽃피우며 2019시즌 마무리 낙점까지 받았지만 토미존서저리를 받으며 제대로 마무리 역할을 크게 하지는 못했다. 20시즌 다저스로 옮긴 크네블은 100마일 가까운 강속구와 80마일 초반대의 너클 커브를 앞세워 다저스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데스클라파니는 신시내티 시절 9승머신이라는 비아냥 소리를 들을 정도로 꾸준히 9승을 올리며 2자리수 승수를 올린 적이 없던 조금은 평범한 선발투수였다. 샌프란시스코로 올 시즌 자리를 옮겨 오늘 경기 이전까지 이미 11승을 올렸으니 가성비 갑 활약이다.

 

다저스는 오늘 불펜투수를 모두 퍼부을 생각이었다. 그만큼 승리가 중요했다. 크네블은 그렇게 큰 위기를 맞지 않았음에도 2회만에 내리고 짧게 짧게 끊어서 투수를 운용했다. 크네블 다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빅포드가 무사 만루에 몰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1실점만 하며 위기를 넘겼다. 9회 정규 이닝이 끝마칠 때 까지 총 8명의 투수가 나와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은 1실점으로 막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데스클라파니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바탕으로 다저스의 타선을 잘 막아냈지만 9회 초 마무리 제이크 맥기가 연속 안타로 1실점을 내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는 연장으로 치달았다.

 

오늘 경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삼성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가 샌프란시스코의 선두타자로 나와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노장으로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자겸 수비의 핵 유격수 브래든 크로포드의 활약을 보는 것 이었다. 크로포드는 여동생이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가 결혼하며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콜의 형님'으로 알려져 있다.

9회 다저스의 마무리 켄리 젠슨은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문제는 21개의 공을 던지며 10회에는 도저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불펜도 대타도 모두 소진하며 총력전을 펼친 2팀은 연장 10회 각각 1점씩을 뽑으며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다저스는 연속된 큼직한 외야플라이고 승부치기로 나가 있는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전혀 웃을 수 없었다. 10회 말을 든든히 맡아 줄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10회 말 2년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재활 불펜 바스케스는 크로포드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되는 위기를 맞았지만 에반 필립스가 최종 아웃카운트 하나를 책임지며 1실점으로 10회 말을 막았다.

 

11회 초 크로포드의 수비가 빛을 발했다. 무사 1, 3루에서 윌 스미스의 유격수 땅볼을 정확한 홈송구로 실점을 지웠다. 마운드의 할린 가르시아는 크로포드의 빛나는 수비에 힘을 냈다. 후속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며 11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11회 말 다저스는 필립스가 계속해서 마운드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다린 러프를 삼진으로 잘 잡아냈지만 벨트와 브라이언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알렉스 디커슨의 유격수 땅볼로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를 잡아내 2사 만루가 된 다저스의 필립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징과도 같은 버스터 포지를 만났다. 버스터 포지의 2루 땅볼의 송구가 부정확했고 1루 수비로 11회 들어간 윌 스미스는 공을 잡았지만 1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졌다. 기나긴 승부가 허무한 실책으로 마무리 되었다.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연장 11회 혈전을 통해 2 : 3 으로 승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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