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 리뷰/오늘의 프로야구 결과와 리뷰

2021시즌 프로야구 키움vs삼성의 개막식을 보고

반응형

오늘의 최고 수훈 선수 에릭 요키시 (MBC중계장면 캡쳐)

어제 저녁부터 비가 슬슬 오더니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온다. 프로야구가 오후2시 개막인데 이런 비로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고척돔 경기인 키움vs삼성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취소되었다.

뛰어난 구질로 잘 던졌지만 운이 없었다. 뷰캐넌 (MBC중계장면 캡쳐) 

오늘 경기는 개막 경기이기 때문에 양팀 모두 에이스가 나올 예정인데다가 겨울 내 체력도 비축되어 있는 상태임으로 투수전으로 예상했다. 키움은 작년 방어율 1위의 에이스 요키시이고 삼성은 견고한 에이스 뷰캐넌이다. 요키시는 압도적인 강속구로 윽박질러 타자를 잡는 투수라기 보다는 류현진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이다. 특히 좌우 스트라이크 선상을 잘 활용하는 투수인데다가 투수 운영이 매우 능하기 때문에 주도권이 팽팽할 경우에는 매우 신중한 투구를 하지만 주도권을 가지게 되면 압도적으로 스트라이크 수를 늘리면서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다. 뷰캐넌은 구질이나 구속면에서는 요키시보다 오히려 뛰어나기 때문에 10승 이상을 보증하는 투수이기는 하나 요키시보다 제구나 게임 운용 능력은 조금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요키시는 특히 주자가 있을 경우 주자를 묶어 두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위기 대처 능력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투수이다.

6회초 이학주의 안타를 상대가 아웃으로 착각하게 할 정도의 호수비를 보여주는 이용규
6회초 큼직한 안타를 치고도 더블아웃되어 망연자실한 이학주
6회말 송우현의 득점 안타

오늘 승리의 수훈 선수는 단연 요키시라 할 것이다. 7회가 시작할 때까지 총 투구수가 60여개에 불과했으니 그 위력을 상상할 만 하다. 화면에 임의로 그려놓은 스트라이크존을 표시하는 네모칸 좌우 선에 걸치는 제구력은 독보적이었다. 점수차이가 4~5점 나기 시작하면서 9:1 비율로 스트라이크 수를 늘리는 경기 운영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해에도 요키시는 완벽한 투구를 하다가도 투구수 60개, 70개가 넘어가면 갑자기 구위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였었다. 리그 후반기 체력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이런 현상은 더 뚜렷해졌다. 오늘도 총투구수 70개가 넘어가는 7회부터 타자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좀더 수월하게 공을 때려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막전이라는 경기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경기 후반기에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현상이 사실이라면 김상수가 빠져 나가 중간이 헐거워진데다가 작년도 필승조였던 이영준도 부상이고 금강불괴같은 마무리 조상우 역시 부상이라 경기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불안해 질 수 밖에는 없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이러한 작은 약점이 점점 커져서 전체 로테이션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코칭스태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프로 데뷔 첫 안타, 첫 타점, 첫 멀티 안타를 기록한 송우현도 오늘 경기에서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레그킥 동작이 너무 커서 1군의 강한 투수들을 만나면 중심이 흔들리는 모습을 완전히 개선하면서 선구안이 좋아진 것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가 어디 가랴? 송진우라는 레전드의 아들이니 그 재능이야 어떻겠냐만은 그 부담부터 벗어 버리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모습은 그러한 부담을 벗어 버리고 자신의 야구를 시작하는 것 같아 절로 응원하게 된다.

 

삼성은 확실히 오재일, 김동엽이 빠지면서 타격 쪽에서 공백이 눈에 보이는 경기였다. 타격 면에서 피렐라가 보여 준 가능성은 희망적이었으나 오재일, 김동엽이 보여 주어야 할 중량감이 없으니 외로워 보였다. 이학주, 김상수가 보여 주는 화려한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이라는 것에는 의심이 없다. 그러나 승부는 화려함에서 갈리는 것이 아니라 견고한 기본에서 갈린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야구는 시작되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