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홈런 3방을 앞세워 웨인라이트를 격침하고 2연승
2021년 5월 1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v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펫코 파크 시리즈 2차전
어제 4 : 5 의 아쉬운 패배를 당한 세인트루이스는 오늘 선발 투수와 포수로 281경기 동안 호흡을 맞춘 전설 애덤 웨인라이트와 야디어 몰리나가 출격하여 연패를 막고자 한다.
웨인라이트는 1981년 생 노장 우완투수다. 세인트루이스 원클럽맨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21세기 최고의 투수라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2미터가 넘는 키에서 내리 꽂는 포심패스트볼과 이층에서 떨어지는 듯 하다는 평을 듣는 낙차 큰 커브로 세인트루이스를 월드 챔피언에 2회 올려 놓았던 모습은 기억에 생생하다.
세인트루이스의 또 한명의 현역 전설이 오늘 웨인라이트의 공을 받는 야디어 몰리나다. 몰리나는 1982년 생으로 작년까지 9연속 포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다. 컴퓨터 같은 투수 리드와 현란한 미트질로 메이저리그를 20년 가까이 호령한 몰리나는 타석에서도 홈런을 펑펑 날리며 활약했다.
이 두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올드팬인 나에게는 기쁨이요, 울컥한 마음까지 드는 오늘이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95마일(약 152km)를 훌쩍 넘기던 웨인라이트의 패스트볼인 90마일(약 145km)이하로 뚝 떨어지고 나니 그의 주무기 커브의 위력은 감소하였다.
오늘 경기에서 웨인라이트는 홈런으로 점수를 다 내주었다.
1회에 올 시즌 홈런이 없던 토미 팸에게 투런홈런을 맞았고, 2회에는 김하성의 올 시즌 2번째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회에는 오스틴 놀라에게 쓰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3회까지 3명의 타자에게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총 6점을 실점했다.
몰리나는 4회 초, 친구 웨인라이트를 지원하는 솔로 홈런을 날리며 1점을 추격했다. 올 시즌 벌써 6번째 홈런이고 타율도 3할에 가까울 정도로 회춘 시즌이다.
웨인라이트는 1 : 6 으로 뒤진 4회에도 자신의 선발 역할을 수행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6실점으로 망친 경기이고, 투구수도 많아 이번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승리 투수로 요행을 바랄 수도 없지만 수비수들을 독려하며 팀의 리더로 경기를 즐기는 그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짐을 느낀다. 전해질리는 없겠지만 팬심을 담아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어제까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나이 많은 현역은 바로 세인트루이스의 애덤 웨인라이트 였다. 2등이 몰리나다. 그러나 오늘 알버트 푸홀스가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면서 내셔널리그의 최연장자가 푸홀스로 바뀌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푸홀스가 1980년 생이니까 내셔널리그에 80년생 푸홀스. 81년생 웨인라이트, 82년생 몰리나가 함께 뛰게 된 것이다. 파란피가 흐르는 푸홀스는 생각만 해도 어색하다.
마치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이 트레이드 되어 파란색 삼성 유니폼을 벗고 상의 빨간색에 하의 검은색의 해태 유니폼을 입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 경기에서 샌디에이고는 6회에 안타를 집중시키며 4득점하며 승리를 결정했다.
이 후 세인트루이스는 주전 선수들을 모두 후보 선수들로 교체하고 투수도 2루수 카펜터를 기용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경기는 3 : 13 으로 마무리 되며 샌디에이고가 시리즈 2승을 거두었다.